이장석 대표, 한상(韓商)상대 사기행각 법정구속
130억원 뒷돈 거래로 창단 이래 최대의 위기

홍성은 회장, 이장석 전 대표
홍성은 회장                                     이장석 전 대표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2008년 미국의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은 지인의 소개로 광화문에서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를 만났다. 이후 이장석은 미국에 있는 홍 회장에게 광산개발 원목개발 등 다양한 투자제안을 보내다가 어느 날, 미국으로 달려왔다. 야구단을 인수하려고 하는데 투자를 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장석 대표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찾아왔다고 했어요. 젊은 친구가 저렇게 발버둥 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고민 끝에 이장석의 말대로 잘하면 한국야구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 이 대표는 홍 회장에게 40억원 투자에 지분 40%를 제안했다. 고민 끝에 홍 회장은 20억 투자에 지분 40%의 조건을 걸었다. 이 대표는 당시 선택의 여지가 없을 만큼, 벼랑 끝으로 몰려 있었다. 결국, 홍 회장의 바람대로 계약은 체결됐다. 홍 회장은 야구에 문외한이고 경영도 결코 맡지 않겠다며 이장석 구단주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렇게 해서 넥센히어로즈는 부활의 신호탄을 쏜다. 이후 이장석은 어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아이디어와 기발한 전략을 통해 신생 구단을 한국야구의 돌풍을 일으키는데 기여했다. 고인이 된 하일성씨는 4-5년 전에 넥센의 가치를 1500억원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홍 회장도 신바람이 났다. 단순 계산으로 1500억원에 40%면 600억원이다. 5-6년 만에 무려 30배의 차익을 챙기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장석 대표가 “홍 회장의 돈 20억원은 투자가 아니라 빌린 것”이라고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넥센은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넘기라고 판정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대한상사중재원의 결정에 불복한 뒤 법원에 중재 판정 취소 청구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과 2심에서 패소했고, 이 대표는 지분으로 갚을 상황이 못 된다며 채무부 존재 확인 소송도 냈으나 이번에 대법원에서도 패소해 결국 이 대표는 지난 2월 사기 및 횡령 혐의로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홍 회장은 전남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과 지장으로 확인까지 했다”며 “한국의 젊은이들이 이런 식으로 미국까지 와서 한상들을 농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쓴 소리를 했다.

조롱제 재외동포포럼 이사장도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서 성공한 한상들에게 접근해 각종 사기행위를 저지른 사례가 상상을 초월한다”며 “한상을 한국의 자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국가방침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화불단행. 넥센의 현 주소다.

최근 팀의 핵심 선수인 박동원과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이장석 대표를 비롯해 구단은 선수 트레이드를 추진하면서 무려 131억5000만원에 이르는 공개되지 않은 ‘뒷돈 거래’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9일부터 KBO리그 전 구단으로부터, 넥센과 트레이드에서 신고 되지 않은 현금 내역을 자진 신고 받은 결과, 넥센은 SK를 제외한 8개 구단으로부터 선수 트레이드 과정에서 은밀한 ‘뒷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철의 기자  tie24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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