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공적자금 8000억이 투입되는 것으로, 한국GM 회생에 대한 방향이 결정됐다.

필자는 한국GM의 회생을 위해 공적 자금이 투입될 것이며, 모기업 제너러모터스(GM)는 출자 전환을 통해 실질적인 자금 투입을 지양할 것이라고 이미 예견했다.

현재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과연 한국GM을 어떻게 살려야 하는 것이다.

우선 반토막 난 국내 판매율을 10% 대로 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으나, 단번에 올린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내 소비자가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냉정한 만큼 한계가 있는 기업과 차량에 큰 비용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이상, 한국GM의 실사 결과나 자구책 등은 의미가 없어졌지만, 한국GM이나 정부 차원에서 후속 조치가 더 중요하다.

우선 한국GM의 먹거리를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 수년 간 경쟁력 있는 차량이 없던 한국GM의 입장에서는 향후 출시 예정인 차량이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다. 한국GM의 향후 신차에 대한 완벽한 각오가 없다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부평과 창원 공장에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다목적차량(CUV)을 투입한다고 했으나, 이들 차량도 2~3년 후에 출시되는 모델이라 그 동안 판매할 차량이 적다. 이쿼녹스라는 중형 SUV 등도 출시될 예정이지만, 과연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GM에서 향후 10년간 15개 신차종을 출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다시 시작하겠나는 자세는 긍정적이다 다만, 시장의 반응이 무서운 만큼 한국GM은 이전 보다 품질과 가격 등 가성비를 높이고, 강력한 사후서비스로 고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GM의 살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의지 역시 중요하다.

과거처럼 적당히 하는 노사가 된다면 앞날은 뻔하다. 노사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대절명의 마음으로 앞길을 개척해야 시장은 반응한다. 2010년대 쌍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GM이 진정성을 갖고 모기업을 설득하고 좋은 차량을 배정받고, 없으면 뺏어오는 자세로 노력해야 한다. 연구개발 능력을 배가해 우리 손으로 디자인부터 최종 단계의 출시 차량까지 진행한다면 한국GM의 존속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정부의 감시 능력도 한국GM 회생에 필수이다.

지속적이고 실시간으로 한국GM의 자구책에 대해 검증해야 하고 이를 알려야 한다.

국민의 혈세 8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이상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자금을 잘 사용하고 있는지, 회생 가능성은 어느 정도이고 과연 진정성과 노사 노력은 어느 정도인지, 감시 기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한국GM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적지 않은 국민의 혈세가 상황에 따라 효과 없이 낭비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정부 당국은 항상 가져야 하며, 당사자인 한국GM은 더욱 각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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