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투데이 정수남 기자] 국내 금융그룹들이 대대적인 사회공헌 정책을 선보이고 있어 화제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1500억원을 투입해 어린이집 100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KB금융그룹도 750억원을 국공립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 돌봄교실에 투자한다.

우리은행은 최근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 성취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기부금 1억원을 제공했다. 포용·생산적 금융 실천을 위해 태스크포스(TF)도 별도로 발족했다.

이로 인해 이들 은행과 함께 국내 금융 ‘빅5’를 형성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과 농협금융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쟁 은행의 행보를 ‘나몰라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왼쪽위부터)국민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CI.
(왼쪽위부터)국민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의 CI.

이에 따라 두 은행은 ‘새로운 사회공헌’ 방안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는 현 문재인 정부의 ‘좌향좌’ 경제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를 앞세워 재벌기업 길들이기에 착수했으며, 최근에는 국세청을 동원해 같은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현 정부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이전 정부보다 강화하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은행권들은 과거 중소기업에 대한 저리 대출 등 소극적인 상생 방안으로 정권의 ‘눈에 들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신선한(?) 사회공헌책을 고심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대상 ‘유치’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공헌을 최우선 경제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맞추기 위해 은행들은 ‘독특한’ 공헌사업을 찾고 있다”면서 “이 같은 금융그룹의 사회공헌은 ‘코드 맞추기식’ 행보”라고 꼬집었다.

이중에서도 지난해 11월 2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올해 3월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채용 비리 문제로 낙마가 예상돼, 이 같은 대규모 사회공헌의 진전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2000년대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비자금과 편법 경영승계를 위한 순환출자 등으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자, 수천억원의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소비자단체 진단이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은행권들은 정권에 환심을 사기 위한 보여주기식 사회공헌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꾸준한 사회공헌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