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양 날개로 하늘을 날 듯 세상을 경계에서 봐야
삶의 가치가 돈이 아닌 인문에 있고,
행복의 근본은 물질이 아닌 이웃과 친구, 가족이 건강할 때 찾아온다

유수륜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 이사장
유수륜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 이사장

유수륜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 이사장. 그는 춘천‧원주등지에서 연매출 700억원대를 올리는 성공한 CEO다. 그는 늘 사물에 대한 호기심으로 꽉 차있었고 문화예술에 대한 남다른 열정의 소유자라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그에게서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미 수십여년 전부터 시민운동을 해 왔다는 사실이다. 국내 대표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경실련 등에 꾸준한 후원을 넘어 실제로 최근 2년간은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는 그의 고백이다. 중소기업 CEO가 척박한 한국사회에서 시민운동을 해 왔다는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다. 어쩌면 도박이자 모험이었을 것이다. 그는 사업이든 시민운동이든 문화운동이든 모두가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간절함에서 비롯됐다. 시장조합장을 거쳐 새마을금고를 설립해 5년간 이사장으로 봉직한 것도 마찬가지.

“당시 시장에서 난전(노점상)을 하는 사람들이 고리채(일수)의 수렁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었어요. 시장 조합장으로서 이런 아픔의 고리를 끊어내기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하려고 했으나 군수가 허락하지 않아 출자금 500만원의 마을금고를 설립했지요. 이 마을금고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는데 현재 1,000억원이 넘는 든든한 대형 금고로 성장했습니다”

그에게서 “매일 아침 세상을 바꾸고 인생을 즐기겠다는 각오로 잠자리에서 일어난다”는 故 루시안 프로이트(화가)가 연상됐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인 그는 추상미술이나 팝아트의 일시적인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구상회화를 파고들어 당대의 손꼽히는 일류화가가 됐다. 그렇다. 그는 즐기기 위한 인생을 살기 위해 20대 후반에 사업을 시작했다. 11살에 6.25때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갖은 고생을 했지만 매사 긍정마인드를 유지했다. 늘 아들의 사업에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를 해주시던 어머니는 몇 해 전 돌아가셨다. 어린 시절의 이런 아픔은 세상을 달리 보는 눈을 갖게 만들었다.

그는 사업시작과 동시에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돈을 벌고 난 뒤에 실천한 게 아니라, 여유가 없어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신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흙수저에서 출발해 주류의 반열에 올랐지만, 그는 늘 ‘비주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고 일만 할 줄 아는 워커홀릭도 아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아내와 함께 아침마다 헬스와 수영은 물론, 시간을 쪼개 사진출사를 나가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찾아 즐긴다.

“소유적 삶보다 존재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에리히 프롬의 말은
“문화예술로 사회의 바탕이 채워질 때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

그가 수장으로 있는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이 지난해 말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정회원이 됐다. 580여 중앙회 정회원들 사이에서는 아직 존재감도 거의 없다. 그러나 그는 정회원이 된 것에 대한 자부심에 차 있었다. 연매출 1조원대의 협동조합을 만들어 협동조합의 롤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한국LPG산업협회장으로 9년간 봉사하면서 대기업의 불공정과 부당함에 맞서 왔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또 다른 길을 찾아 나선 것이 협동조합을 만드는 일이었다. 협동조합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드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 그는 협동조합의 설립취지에 공감하고 행동을 함께할 조합원들을 찾아서 전국을 돌면서 세를 규합해 나갔다. LPG를 수입하는 대기업의 방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열정에 충전소를 운영하는 전국의 73개 업체가 동참해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이 결성된 것이다.

“빗자루 한 자루를 꺾기는 쉽지만 빗자루를 묶으면 누구도 쉽게 꺾지 못합니다. 한국LPG충전업협동조합이 중앙회라는 울타리를 만났으니 LPG업계의 당면 현안을 해결하는데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조합원들 모두가 어울려 잘사는 방법을 공유하고 이를 실천하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는 “협동조합은 어느 조직보다 정신적인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조합의 이사장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데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이익만을 고집하는 일부 중앙회 산하 협동조합 이사장에게는 따끔한 이야기다. 특히 리더는 “미래는 신(神)만이 알 수 있는 영역이라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며 “그럼에도 리더는 내일을 내다보는 안목과 이를 조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예측은 독서와 토론이 기본이라는 설명도 빼 놓지 않았다.

그는 수년전부터 유네스코 강원협회와 장애인을 위한 단체 키비탄 춘천클럽 회장과 춘천 라이온스클럽 회장 춘천남성합창단장으로 봉사하면서 강원지역 문화운동의 전도사로서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2013년 직접 무대에 올라가 가곡을 열창하기도 했지만 그는 가수도 시인도 아니다. 그가 문화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열정을 보태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인간의 행복은 결코 돈이나 물질이 아니라, 일상의 문화를 통해 행복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는데 동참하자”며 개인과 회사가 따로 돈을 모아 기부하고 지인들에게도 적극 권유한다.

그가 순수문화예술가들과의 자주 접촉을 하면서 당부하는 말이 있단다. 우리 사회에 ‘문화예술의 충전소’가 되어 달라 것. 유 이사장의 사진기술은 거의 프로수준이다. 최근에는 내몽고와 전국에서 찍은 사진을 본지에 보내오기도 했다. 그는 한 지인의 말을 인용해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 우주가 다가오는 일”이라며 최근 한 문화예술단체로부터 시 한수를 부탁받고 용기를 내서 쓴 시 ‘바람도 인연’이라는 시를 소개했다. 최근 이 시에 곡을 붙여 신작서정가곡 일곱번째 이야기(제 7집) ‘강원의 산하 그 여백과 공간을 따라서’라는 CD가 나왔다.

<바람도 인연>

 

이 세상에 한번의 만남인데

그 인연 바람이었다 하더라도

순백의 내 마음에 한 송이 백합으로

영원한 사랑으로 승화 될 수 있다면

하루를 백년처럼 백년을 하루같이

당신을 사랑 합니다

 

순간마다 찰라를 묶어주고

바람에 사랑을 실어 보냈지요

불갑사 아름다운 꽃 무릇 사연으로

별같이 보석처럼 사랑을 각인해서

우주의 시공간에 연등을 걸어놓고

당신을 사랑 합니다.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 합니다.
 

유수륜 시·안성희 곡·Sop,강혜정·Acc,박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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