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배관 의무화, 양주 LP가스폭발사고 다시 '이슈'
2번 연기된 의무화, 미개선 세대 대책은 '오리무중'
LPG배관망사업 및 서민층 시설개선사업 확대해야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LP가스 무료시설개선사업을 통해 보다 안전한 금속배관으로 교체된 기존 LPG사용세대의 모습. 최근 양주에서 LPG폭발사고로 2명이 목숨을 잃고 가옥 4채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기존 LPG사용시설의 금속배관 전환 필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LP가스 무료시설개선사업을 통해 보다 안전한 금속배관으로 교체된 기존 LPG사용세대의 모습. 최근 양주에서 LPG폭발사고로 2명이 목숨을 잃고 가옥 4채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기존 LPG사용시설의 금속배관 전환 필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무선 기자] 최근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양주 LPG폭발사고가 고의사고일 가능성 높아지면서 오는 2020년 의무화 만료를 앞둔 LP가스시설의 금속배관 교체문제가 다시금 세간의 주목받고 있다. 호스를 절단해 발생한 고의사고로 사고 유발자뿐만 아니라 무고한 이웃의 생명까지 빼앗는 결과가 초래됐기 때문이다.

특히 삶을 비관한 고의사고나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LP가스사고의 경우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을 비롯한 독거노인 등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이나 시설이 열악한 주택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정부가 진행중인 LPG관련 시설개선사업들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는 군단위 및 마을단위 LPG배관망사업과 소외계층을 위한 서민층 LP가스시설개선사업을 통해 에너지 소외계층의 가스시설을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금속배관을 사용하는 도시가스와 같은 시설의 경우 고의사고를 비롯한 가스사고가 현격히 적다는 것은 지금까지 집계된 가스안전공사 사고 통계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7일 오전 11시 15분경 경기도 양주시 봉양동 주택가에서 LP가스 누출로 추정되는 폭발사고로 벽돌로 된 단독주택 2채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집 안에 있던 김모(68·여)씨와 이모(58)씨가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진행된 합동조사결과 사고는 20kg LP가스통과 연결된 가스호스가 잘려, 가스가 집안 내로 누출돼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고 현장 잔해 속에서 LP가스통과 함께 잘려진 가스호스를 발견해 현재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가스안전공사, 소방, 경찰 등 현재까지 진행된 사고조사 상황을 종합할 때, 이번 LP가스폭발은 숨진 이모(58)씨의 집 실내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일 현장 조사에 참여한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사망한 이씨의 집 외부에서 20kg LP가스용기가 발견됐고, 실내에서는 절단된 가스호스가 나왔다”며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호스가 절단돼 누출된 LP가스가 미상의 점화원에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폭발로 해당 세대 뿐만 아니라 이웃집마져도 완파되는 등 가옥 4채가 파손된 점 등을 가스의 폭발 위력을 고려할 때 상당시간 동안 가스가 누출된 상태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혔다.

경찰 역시 현장에서 발견된 이씨의 시신 인근에서 찢어진 종잇 조각들을 찾아냈다. 소화수에 젖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발견 위치 등과 일부 확인된 내용 등을 봤을 때 ,이씨가 남긴 유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사고 직전까지 이씨는 이 집에서 혼자 거주했고, 평소 우울증 등을 앓아 왔던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이번 사고는 삶을 비관한 피해자가 고의적으로 가스호스를 절단해 발생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고의 경우처럼 가스사고는 피의자뿐만 아니라 무고한 주변 이웃에게까지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낙후된 LPG시설교체 정책은 서둘러 마무리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법에 따라 LPG를 사용하고 있는 기존 주택들은 오는 2020년 12월까지 기존 호스시설 대신 도시가스와 같은 보다 안전한 금속배관으로  시설을 의무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의무화 만료기간이 불과 2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번 사고를 통해 다시 확인된 것처럼 현재 대다수 농어촌이나 도심 외곽 등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에너지 소외지역의 LPG사용세대들은 여전히 과거 호스로 된 가스시설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1997년 체적거래제 의무화와 함께 기존 호스로 된 LP가스시설을 2010년 12월까지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도록 의무화 했지만, 법안의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법을 위반한 사용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2015년까지 의무화 기한을 연장했다. 그리고 다시 2015년에도 같은 이유로 의무화 기한을 5년 더 연장해 오는 2020년 다시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신규 LPG사용 주택은 2002년 이후 가스안전공사가 제도개선을 통해 금속배관으로 시설을 갖추고 검사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완성검사제도를 시행하면서 이미 금속배관의 사용이 의무화된 상태다. 따라서 남아있는 기존 LPG시설들의 개선을 어떻게 조속히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만 남아 있는 상태다.

아울러, 가스안전공사는 2011년 이후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를 비롯해 서민층가스시설에 대한 안전성 제고를 위해 무료 시설개선사업을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현재 LPG배관망사업단을 설립하고, 도시가스 소외지역을 대상으로 소형저장탱크를 매개로 집단적인 가스공급이 가능한 마을단위 및 군단위 LPG배관망 사업 확대해 나가는 등 기존 노후 LPG시설의 대대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이제 대상에서 제된된 미개선 시설들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개선방안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가스호스 시설을 철거하고 있는 모습. 농어촌 등 소외지역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택에서는 이미 권장사용기한을 낡은 호스와 조정기들을 사용자들이 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 가스호스 시설을 철거하고 있는 모습. 농어촌 등 소외지역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택에서는 이미 권장사용기한을 낡은 호스와 조정기들을 사용자들이 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시설에서 철거된 가스호스와 조정기. 해당 제품은 모두 80년대 중반 생산된 제품으로 권장사용기한 훨씬 초과한 위험한 상태였다.
기존시설에서 철거된 가스호스와 조정기. 해당 제품은 모두 80년대 중반 생산된 제품으로 권장사용기한 훨씬 초과한 위험한 상태였다.
기존 LPG공급방식을 소형저장탱크를 통해 도시가스처럼 전환하는 마을단위 배관망 사업과 군단위 LPG배관망사업은 최근 에너지 소외지역에 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LPG공급방식을 소형저장탱크를 통해 도시가스처럼 전환하는 마을단위 배관망 사업과 군단위 LPG배관망사업은 최근 에너지 소외지역에 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험천만한 LPG사용시설. 현행 법에서는 LPG호스의 길이를 3m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이런 규정이 무시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위험천만한 LPG사용시설. 현행 법에서는 LPG호스의 길이를 3m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이런 규정이 무시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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