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료 합리화 해야”…종전 7개월 할증서 4개월로 줄여야
노동개혁·임금인상, 기업에 부담…“뿌리 기업 줄도산 막을수 없어”

주보원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이 대중소기업을 차등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보원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이 대중소기업을 차등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소기업투데이 정수남 기자] 밀양 사포산업단지에 위치한 삼흥열처리 주보원 회장이 작심하고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주 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6대 뿌리(열처리,주물,단조,금형,용접,표면처리) 기업 등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 고압A의 전기요금 합리화해야 한다”고 최근 밝혔다.

우선 주 회장은 한국전력공사가 연중 7개월 적용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할증료를 4개월로 단축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한전은 6월부터 8월, 11월부터 2월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에 할증을 붙이고 있다. 이는 가정용 누진제, 심야 택시에 붙는 할증료와 비슷한 것으로 당초 계약 전력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초과 사용분에 대해 요금을 추가로 받는 것이다.

이 제도는 전기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의 전기 사용을 줄여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이중 2월과 6월, 11월의 경우 국내 전기 사용량이 봄가을 전기 사용량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3개월을 할증 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주 회장 주장이다.

삼흥열처리는 지난해 전기요금으로 모두 67억원을 지출했으며, 이중 7개월 간 할증요금이 전체에서 35% 정도를 차지했다. 현재 국내 열처리 업계의 전기요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0∼35%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 회장은 “전기요금과 인건비 등 원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납품단가는 오히려 50% 이상 급락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조정하지 않으면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뿌리기업의 줄도산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토요일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경부하요금 적용도 주문했다. 2004년 국내에 주 5일제 근무가 도입된 이후, 토요일 블랙아웃 우려는 사라졌지만, 한전은 여전히 산업용에 경부하요금(56.1원/㎾) 대신 중간부하요금(109.01원)을 적용하고 있다.

주 회장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직원을 구할 수 없어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중소기업을 차등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흥열처리 생산 공정.
주 회장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직원을 구할 수 없어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중소기업을 차등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흥열처리 생산 공정.

이로 인해 삼흥열처리 등 1년 365일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중소제조기업에 토요일 전기요금도 부담이다.

주 회장은 산업용 전기료 조정을 위해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용 전기요금의 기본요금 산정도 문제이다. 현재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의 기본료를 월 최고 사용량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블랙아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지만, 중소기업은 이용하지도 않은 전기의 요금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내고 있다고 주 이사장은 지적했다.

주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1만원과 노동식간 단축도 경영애로로 꼽았다.

현재 삼흥열처리 1년차 무기술직원의 월급이 380만원 수준이지만,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를 경우 587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12시간 2교대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근로시간이 8시간으로 단축되면 삼흥열처리는 60명의 현장 직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열처리 공정특성상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 회장은 “임금 인상으로 기업은 임금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시설과 연구개발투자와 직원 복지를 위한 재원 마련은 요원해 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도 현장직원 구인 광고를 내면 몇개월이 지나도 응모하는 직원들이 없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직원을 구할 수 없어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대중소기업을 차등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보원 이사장은 한국열처리산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중소기업중앙회 뿌리산업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편, 삼흥열처리는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면서, 열처리 업체로는 유일하게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사로 현재 120여명의 직원이 연간 200억원 중반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흥열처리는 현재 일본 토요타, 미국 제너럴모토스(GM) 독일 폭스바겐 등 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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