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개선, 양국 스타트업 교류 물꼬 트여
日정부, 5개년 계획 등 스타트업 육성 적극 추진
... '스타트업 불모지' 오명 씻기, 신성장동력 창출 나서
중기부, 스타트업 日진출 확대 추진...
신한금융과 '日진출 스타트업 공동육성 사업' 예정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12일 일본 도쿄 정부청사에서 고토 시게유키 일본 스타트업담당상과 양자면담을 하는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최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스타트업담당상을 만나 양국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등 한일간 스타트업 교류를 위한 물꼬가 트이면서 일본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도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서 일본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과 현지 벤처캐피탈 등 투자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내 생태계를 점검하고 정보공유를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인테리어 및 가구추천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 지역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비롯한 한국 스타트업 8개사, ‘신한퓨쳐스랩’, ‘글로벌브레인’, ‘라쿠텐벤처스’ 등 일본에서 활동하는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탈 7개사가 참여해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과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진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 스타트업이 해외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일본은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선 비교적 늦게 발동을 건 케이스로, 미국 등 주요 선진국 대비 투자가 저조해 ‘스타트업 불모지’라는 오명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유니콘 1174개 중 일본 스타트업은 11개에 그쳤다. 미국 628개, 중국 174개, 인도 68개, 한국 23개 등과 비교해 유티콘 수가 적어 세계 3위의 경제규모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생태계는 상당히 빈약했다.

그러다 현 기시다 정부가 들어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 육성정책을 펴기 시작해 지난해 11월엔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제2의 창업열풍을 실현하기 위해 피치를 올리고 있는 상태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8월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 사령탑으로 장관급인 스타트업담당상을 신설했다. 기업가치 1조원(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들을 배출해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현 기시다총리의 경제기조인‘새로운 자본주의’의 성장 축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엔 스타트업 투자규모를 5년뒤인 2027년까지 10조엔(약 95조 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으며, 같은 기간 유니콘 기업은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창업을 목표로 한 해외파견 인재 지원사업 대상도 기존 연간 20명에서 향후 5년간 1000명으로 늘린다. 스타트업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각종 세제혜택도 강화하고, 개인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매각해 스타트업에 재투자할 경우 매각이익에 대한 비과세 방안도 내놨다.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투자확대를 위해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을 활용한 대책도 마련해, 지난해 하반기 GPIF는 벤처캐피탈(VC)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 수천만 달러를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처럼 일본정부가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면서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일본 유망 스타트업 10개가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일본의 스타트업 육성기조에 발맞춰 우리 정부는 스타트업의 일본진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역량을 활용하기 위해 일본내 네트워크가 풍부한 신한금융그룹과 ‘일본진출 스타트업 공동 육성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GBC 간담회에서 이영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과 일본의 스타트업 육성기조가 결합된 지금이 K-스타트업의 일본진출을 위한 최적의 시기”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당근마켓’, ‘오늘의집’과 같은 서비스들이 일본 내에도 성공적으로 정착해 일본 내 ‘스타트업 코리아’ 구현에 이바지하기 바라며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요즘 대세인 AI를 비롯해 핀테크, IoT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일본진출에 관심있는 우리 기업에 기회의 시장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도쿄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서 열린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일본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 현지 벤처캐피탈 등 투자기관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의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시가총액 1위(3539억엔) 스타트업은 ‘Preferred Networks’(3539억 엔)로서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활용한 최신기술 상용화 업체다. 제조업, 운송업, 바이오 & 헬스케어, 로봇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딥러닝 기술에 기반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위는 핀테크 업종의 'GVE'(2245억 엔)로서 CBDC(중앙은행에서 발행한 디지털통화)를 통해 법정 통화를 즉시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다.

3위는 ‘스타트뉴스’(2004억 엔)로서 스마트폰에 특화된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운영하는 업체다. 실시간으로 SNS, 뉴스 사이트, 포털 사이트에서 조회수가 높은 뉴스만 골라서 스마트 뉴스에 노출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밖에 ▲4위 ‘SMART-HR’(SaaS형 노무·인사 관리 서비스) ▲5위 ‘TRIPLE-1’(반도체 설계 개발) ▲6위 ‘쓰리덤 얼라이언스’(전기자동차 배터리) ▲7위 ‘클린 플래닛’(친환경 에너지) ▲8위 ‘Spiber’(친환경 신소재) ▲9위 ‘TBM’(친환경 신소재) ▲10위 ‘Mobility Technologies’(택시 배차 앱 ‘GO’ 운영) 등이 일본 스타트업계 10위 내에 포진하고 있다.

한편 이영 장관의 이번 일본방문에는 40개 중소기업이 동행해 'KCON JAPAN 2023'과 연계한 K-COLLECTION을 통해 550만 달러 수출계약과 8만 달러의 현장 판매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뷰티, 생활용품, 식품 등 소비재 분야 중소기업들이다. 특히, 떡볶이 공급업체인 농업회사법인 영풍은 ‘K-COLLECTION’에 여러해 참가해 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현장에서 현지 바이어와 5억엔(38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K-푸드의 인기를 보여주었다.

KCON과 연계한 중소기업 수출상담 및 판촉전시회는 방콕(3월)과 도쿄(5월)에 이어 오는 8월 LA에서 열린다. ‘KCON 2023 LA’ 행사에 참가할 중소기업은 6월 초 모집할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홈페이지(www.win-win.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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