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中企 과반수 ‘적자’ 내지 ‘영업이익’ 축소
수요 둔화, 인플레이션·원자재 가격 인상, 中과 교역 축소 등

중소기업체와 소상공인들이 대거 참여한 '2023 메가쇼' 박람회장.
중소기업체와 소상공인들이 대거 참여한 '2023 메가쇼' 박람회장.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국내 상장 중소기업들의 과반수가 적자 내지 영업이익 축소 등 경영상의 애로를 격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상장 중소 규모 기업 700개사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급격한 성장세 둔화와 수익성 악화로 전체의 56%인 391개 업체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의 절반인 346개사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구소가 일단 매출액 1천억원 미만 비금융 상장 중소규모 기업 7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그나마 흑자를 낸 기업들도 매출액 증가율이 12.2%로 2022년 1분기(29.2%) 이후 둔화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률도 직전 분기보다 하락하며 영업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연구소는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 상장 중소규모기업 실적은 코로나 특수 소멸과 경기둔화, 원가부담 지속 등으로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매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가운데, 바이오, 반도체장비·부품, 컴퓨터와주변기기, 핸드셋, 철강, 섬유·의류 등 일부 업종은 역성장이 예상된다. 신규 투자가 늘어나는 통신장비, 디스플레이장비·부품과 함께, 중국의 한한령 해제나 위드코로나 등과 같은 정책 변화로 수혜가 기대되는 게임, 화장품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조선기자재는 확장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중국의 정책 변화에 기댄 수혜는 자칫 ‘희망사항’에 그칠 수 있다는 전문가들도 많다. 한한령 해제는커녕 ‘탈중국’ 기조에 가까운 한국 정부의 외교 정책 스탠스가 한·중 교역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위드코로나’ 정책과도 무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역성장한 헬스케어를 비롯해 대부분 업종은 매출 증가세가 낮아지며 수익성도 저하됐다. 다만 IT와 산업재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증가세를 시현했다.

특히 코로나 특수로 고성장세를 보였던 진단키트(헬스케어), 게임(커뮤니케이션서비스), 음식료(필수소비재) 등의 수요 둔화가 뚜렷하고, 위드 코로나에 일시적으로 급반등했던 화장품과 섬유·의류(경기소비재) 등도 매출액 증가세가 축소됐다.

경기소비재는 5년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수요가 감소한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서비스, 필수소비재는 적자로 전환했으며, 원재료비 부담이 높은 ‘소재’는 영업이익률(0.7%)이 전년동기(3.0%)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이들 업종은 수요 둔화로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고, 높은 수준의 원자재 가격 등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가율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면서 대부분 업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바이오, 화장품, 게임, 핸드셋, 건강관리장비·서비스는 무려 –9%나 역성장하며 수익성도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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