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장태평 전 농림부 장관
장태평 농특위원장

최근 '푸드테크'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푸드테크란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음식과 관련된 모든 기술을 일컫는다. 또는 최근의 첨단기술이 접목된 식품산업의 모든 분야를 말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요즈음은 소비자가 집에서 간편하게 커피나 맥주를 마무리 제조하여 마실 수 있도록 상품으로 제공되고, 간편식사 밀 키트(meal kit)도 제공된다. 최근에는 공장에서 만든 고기인 배양육과 대체육 등도 생산되고 있다. 푸드테크가 발전된 결과다.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고, 로봇이 조리의 일부도 담당한다. 이런 기술도 푸드테크라 할 수 있다. 즉 식품 산업에 적용된 바이오, AI, IoT, 3D프린팅,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혁신기술들이 모두 푸드테크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발전된 첨단기술로 식품 산업도 빠르게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맛있는 밥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우리나라 밥솥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햇반을 비롯한 밥 제조 산업이 밥솥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김장을 담가 왔다.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집에서 김장을 담그는 것 보다 시장에서 김치를 사먹는 것이 더 일반적인 문화가 되었다. 기술진전 때문에 대개 사먹는 김치가 더 맛있게 되었다. 최근 김치산업은 김치의 맛, 향, 영양성분 등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의 종균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종류와 수량을 조절하는 미생물 관리 기술을 개발해서 고품질의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CES 2022에서 글로벌 5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도 선정되었다. 푸드테크는 농축수산물의 생산과 유통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품종개량은 물론 생육과 가공 방식에 있어서도 혁신을 이끌고 있다. 비파괴 당도 검사, AI 자동 수확 및 선별 장비, 1년이 지나도 햇과일처럼 신선도가 유지되는 기술, 생선회를 수십 일간 보관 유통하는 압축 포장 기술, 모바일 앱을 통한 음식배달 등 다방면에서 다양한 기술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고기능성 식품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세계 농식품 시장은 8조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반도체 시장이 6000억 달러 조금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엄청난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지속될 영속적인 기본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큰 식품기업이 많고, 선진국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특히 최근 푸드테크 시장은 IT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COVID-19로 인한 비대면 수요와 새로운 젊은 세대들의 소비트렌드의 변화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소득증대와 함께 안전식품과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계속 증대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푸드테크 시장은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가공식품 규모는 5조 달러 가까이 된다. 주로 음료, 과자 등 스낵 제품, 유제품 등이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가공식품 수출이 80억 달러에 불과하지만, 세계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비중이 3%정도 인 점을 감안한다면, 가공식품도 천억 달러 이상 수출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네덜란드는 1천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라면, 과자, 음료, 소스류, 커피, 인삼류 등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식품산업은 우리가 세계 1등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신성장 산업이다. 전통적으로 발효식품이 발달되어 있어 한국 식품이 건강식품으로 인식되어 있고, 최근 K-푸드 열풍으로 좋은 기회를 잡고 있다. 푸드테크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식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국가식품 클러스터 등 관련 제도를 보강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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