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간판에서 대형 조명광고까지 ‘디지털화’ 시도…빠르게 기술발전
A·IoT 접목한 스마트광고 솔루션 등장, “간판·광고물 스스로 작동·제어”
광고문화도 ‘디지털 트윈’ 접목, 대기업 중심 ‘스마트광고’ 점차 확산

서울 영동대로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전광판은 초보적인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광고물로 시선을 끈다. 이 지역은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에 의해 국내 최초로 '옥외광고표시자유구역'에 선정되었다.
서울 영동대로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전광판은 초보적인 스마트기술이 접목된 광고물로 시선을 끈다. 이 지역은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에 의해 국내 최초로 '옥외광고표시자유구역'에 선정됐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지난 2018년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옥외광고법’)이 개정되면서, 이른바 ‘디지털사이니지’ 개념이 법령에 명시됐다. 그러나 그동안 ‘디지털’ 명칭에 걸맞는 디지털기술이 제대로 접목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잇따른 산업전시회나 박람회에선 애초 의도했던 디지털사이니지나, 스마트사이니지 개념에 근접한 기술이 등장해, 도시간판과 광고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옥외광고와 조명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2022 국제사인·디자인전’은 물론, ‘2022 메타버스 페스티벌’이나 ‘LED 엑스포’ 등의 전시·박람회에선 특히 그런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은 '2023 국제모빌리티쇼'에 참가한 메르세데스 벤츠 부스의 대형 벽면 이미지 광고로서, 역시 원격 스마트 기술이 일부 접목되었다.
'2023 국제모빌리티쇼'에 참가한 메르세데스 벤츠 부스의 대형 벽면 이미지 광고로서, 역시 원격 스마트 기술이 일부 접목됐다.

중소 광고업체, 지속가능한 생존책으로 ‘주목’

일부 중소 조명업체나 채널광고, 라이트 패널 업체들이 기왕의 노하우에 AI, IoT,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옥외광고 기법을 선보인 사례가 등장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경쟁이 치열한 오프라인 광고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책의 일환으로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그 형태는 다양할지언정, 옥외광고 산업도 필연적으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의 흐름을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법령에서 의도하는 디지털사이니지는 사실상 AI와 IoT, 심지어는 클라우드 기증을 접목한 스마트사이니지라고 해야 정확하다. 이는 전통적인 ‘간판’ 개념의 옥외광고물과는 달리 디지털과 통신을 결합한 원격 제어나 홍보, 관리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치안과 보안, 감시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그 기법이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2022 국제보안엑스포’에서도 등장한 ‘사이니지 DVR’이나 ‘비디오 월’도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스마트사이니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ㅍ’사가 출시한 사이니지 DVR은 디스플레이가 CCTV 감시 기능과 연결되어 있는 장치다. 이는 매장의 이벤트를 전송하거나 광고 홍보 영상을 방영할 수도 있다. 특히 기존 디지털사이니지보다 한 단계 진화, 디지털 메뉴판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코엑스 외부에 설치된 대형 옥외광고물로서, 초보적인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
코엑스 외부에 설치된 대형 옥외광고물로서, 초보적인 디지털 기술이 접목돼 있다.

“A·IoT와 인터렉티브 개념의 스마트 광고 등장” 예상도

본격적인 스마트사이니지 개념은 AI에 의해 사물과 인간이 아닌, 사물과 사물끼리 통신하고 피드백하는 기술, 즉 고도의 A·IoT 기술을 통해 스스로 작동하는 광고물이나 간판이다. 인간이 일일이 제어하거나, 원격에서 통제․관리할 필요도 없다. 사전에 기계학습을 통해 학습된 데이터에 의한 알고리즘으로 스스로 작동하는 것이다. 색상 조절이나 이미지와 문자 송출 등은 물론 주변 환경 또는 보행자와 교감하는 인터렉티브 기능도 갖출 수 있다.

예컨대, 옥외광고업체 N사가 출시한 ‘비디오 월 시스템’도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초보적 수준의 ‘스마트’한 사이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다수의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화면으로 연결되어 거대한 하나의 광고판이 되도록 하는 집합 설치방식이다. 사측에 따르면 이는 “4K비디오 월이며, 4×4 HDMI 매트릭스, 128채널 소규모 관제 방식, 그리고 다양한 비디오 월 레이아웃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보다 앞서 스마트 사이니지 기술은 애초 LG,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전자·통신 대기업들에 의해 변천, 발전을 거듭해왔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기반의 사이니지 플랫폼인 ‘스마트 사이니지’를 최근 개설했다. 이번에 개설된 이 회사의 ‘스마트 사이니지’는 안드로이드 셋톱박스를 활용해 콘텐츠 제작, 스케줄, 전송, 재생 기능을 손쉽게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매장, 옥외 광고판 등 다양한 장소의 디바이스에 디지털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스마트 사이니지’는 기존 디지털 사이니지와 달리 콘텐츠를 실시간 전송하고,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유지․관리도 쉽고, 컨텐츠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맞춤형 마케팅도 할 수 있는 등 여느 오프라인 광고물은 흉내내기 힘든 역할을 해낸다. 유지·관리 측면에서 ‘스마트 사이니지’는 본사에서 각 매장과 현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마다 모니터링하고, 컨텐츠를 재생하며, 스케줄링과 업데이트를 하는 등 원격 시스템 관리도 가능하다.

멀지않아 메타버스나 VR, XR기술이 접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일부 영상광고 분야에선 이를 광고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2022 메타버스 페스티벌'에서도 선보인 적 있다.
멀지않아 메타버스나 VR, XR기술이 접목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일부 영상광고 분야에선 이를 광고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2022 메타버스 페스티벌'에서도 선보인 적 있다.

쌍방향·개방형 플랫폼…프로모션, 매장 마케팅에 적합

본래 법령에 명시된 ‘디지털 사이니즈’는 신규 컨텐츠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전문업체가 일일이 유지·보수를 해야 하므로 비용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사이니지’는 초보자도 손쉽게 컨텐츠 제작을 할 수 있는 알고리듬이 이를 대신한다. 동영상 제작을 위한 템플릿과 유투브, BTV 등의 일반영상 디스플레이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이미지, 텍스트, SNS 연동 등 목적에 맞는 화면 분할․활용 기능도 갖추고 있다.

‘스마트 사이니지’는 또한 고객 모집이나 매출 증대를 위한 타겟팅된 캠페인이나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 채널 기능을 통해 단순 정보 전달 매체에서 탈피, 마케팅 도구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스마트 사이니지’는 무엇보다 개방형 플랫폼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관련 모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조사들이 손쉽게 탑재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 API 및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어, 대표적인 상생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평가도 낳고 있다.

최근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전용 앱을 통해 출력 기기에 전송, 사진을 광고와 함께 인쇄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사진출력 기기가 물리적 연결 없이 서버 통신을 통해 광고와 결합된 사진을 출력하는 방식이다. 사진 출력기기와 스마트폰이 유선으로 연결되지 않고도 사진을 현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설치하고 사진엔 광고가 함께 출력되는 기능을 활용해 광고 개념도 접목시켰다.

코엑스 전시장 복도에 있는 디지털사이니지.
코엑스 전시장 복도에 있는 디지털사이니지.

특히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도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소형 스마트사이니지로 변신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스마트 사이니지를 결합한 쇼케이스 제품은 시중에도 이미 여럿 출시되고 있다. 그 중에는 광고 영상은 제품 내부에 USB를 연결해 교체하거나 유무선 인터넷을 활용해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소비자와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디스플레이의 영상이 짙은 색상으로 표출된다. 가까이 다가서면 제품 내부의 센서가 이를 감지, 영상의 투명도를 자동으로 높여, 유리 반대편의 냉장고 속 제품이 잘 보이도록 한다.

(사)한국옥외광고협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생활간판 분야에 이런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경우는 드물지만, 일부 대형 광고물이나 야립간판에서 초보적인 스마트 광고 기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모르긴 해도 장차는 VR이나 메타버스 기술이 접목되는 경우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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