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중소은행 중심 불안 요인 부상”
美 금리인상,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CMBS 연체율 급등
“사태 악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도 악영향” 우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모습.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 Commercial MBS)의 연체율이 상승함에 따라 금융시장 경계감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곧 국내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예의주시할 대목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의 SVB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의 불씨를 어렵사리 초기 진화한 터라, 이같은 상황은 더욱 국내외 금융계를 긴장하게 한다.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CMBS)은 자산유동화증권(ABS)의 하나로 금융기관이 업무용 건물이나 상가,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빌려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증권을 의미한다.

부동산저당증권은 페니 메(Fannie Mae), 프레디 맥(Freddie Mac), 지니 메(Ginnie Mae) 등 정부보증기관이 발행한 ‘Agency CMBS’와, 정부보증기관이 아닌 민간금융기관에서 발행한 ‘Non-agency CMBS’로 구분된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후자쪽이다.

최근 미국 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 여파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큰 폭 하락한 상황에서 자본조달 비용도 급격히 증가해 리파이낸싱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연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보다 더 큰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2022년 최고점에 비해 15% 급락했다. 핵심 상업용 부동산으로 분류되는 사무실(-25%), 아파트(-21%), 상가(-19%), 산업(-13%) 등이 모두 2022년 최고점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특히, 기술 및 금융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함에 따라 업무용 사무실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사무용 부동산 가격이 더 크게 하락했다. 또한,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만기도래 예정인 CMBS에 대한 리파이낸싱 비용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대출위험 관리 강화 등으로 CMBS 연체률이 추가 상승할 위험이 잠재하고 있으며 이러한 위험이 다시 중소형 은행의 대출자산 부실로 파급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의 SVB 파산과 시그니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폐쇄 등의 더 심각한 금융 쇼크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게다가 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의 누적 효과에 더해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연체율이 단기 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재택근무 활성화 및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부동산 수요가 위축되며 가격이 크게 하락한 사무용 부동산 부문이 연체율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미국 은행들이 담보인정비율(LTV, Loan to Value)을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최근 은행권 불안으로 대출위험 관리가 더욱 신중한 태도로 전환했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은행대출 조건 변화에 민감하여 담보인정비율이 추가 조정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과 맞물려 부동산 강제 매각으로까지 이어질 소지가 크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은행대출 등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중소형은행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총자산 기준 상위 25개 대형은행을 제외한 중소형 은행은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67.2%를 차지한다. 또한, 중소형 은행은 전체 대출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43%로 대형은행(13%)에 비해 부실 위험 노출이 상대적으로 큰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 은행권 불안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향후에도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에 따른 은행 불안이 재발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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