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금리인하’ 가능성까지…“그러나 3월 중 0.25%P 인상” 전망
국내 전문가들도 예의주시, 연준도 금리인상폭 불확실, 다만 빅스텝은 없을 것

실리콘밸리 은행 전경. (사진=월스트리트 저널)
실리콘밸리은행 전경. [월스트리트 저널]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SVB사태가 향후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실버게이트 은행, 실리콘밸리 은행(SVB), 시그니처 은행에 이어, 스위스의 크레디스위스(CS) 등으로 파고가 이어지는 듯하다. 그 결과는 국내금융시장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일단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 스텝도 신중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금융당국의 발빠른 대처다. 현지 당국은 유동성 위험에 직면한 은행 2곳에 대해 즉각 폐쇄 조치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며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회의적 시각 내지 심지어는 금리인하까지 조심스레 예상되기도 했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대체로 이같은 시각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미 금융 당국의 빠른 사후 조치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다”면서 “이에 연준은 2월 고용 및 물가지표 결과를 감안해 3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예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상업은행 폐쇄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으나, 당국의 빠른 대처로 조기 안정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10일과 12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은 암호화폐 시장 침체와 금리상승 등에 의한 유동성 위기를 맞아 폐쇄되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산손실이 확대된 가운데, 암화화폐 시장 침체 등으로 주고객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자금 인출이 심화되면서 위기에 처했다. 이에 무리하게 채권을 매각, 증자를 추진하였으나 무산되고 말았다.

이 은행은 2022년 9월 현재 자산(2120억 달러) 기준 미국 내 은행 중에서 18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의 상당 부분(약 57%)을 미국 국채 및 정부보증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도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이 은행은 2018년부터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예금을 받기 시작해 자산의 상당부분(약 20%)이 가상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 역시 금리상승에 따른 암호화폐 시장의 침체로 SVB와 마찬가지의 뱅크런에 처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이들 은행의 폐쇄는 금융시장 불안과 연준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까지 부각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면서도 “그러나 당국의 빠른 조치로 금융시장이 조기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또 사태 직후 미국 시장금리와 주가지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됐다. 이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이들 은행이 소재한 주정부는 폐쇄 절차를 빠르게 진행, 뱅크런 현상이 다른 은행으로 번질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정부가 파산 은행의 예금 전액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금융시장은 안정 국면에 진입, 3월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약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준은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종금리 목표치를 높일지는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 상 주요 지표는 연준의 금리인상폭 결정에 대한 혼재된 신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영교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고용보고서 이후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6.0% 상승하며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적정 수준(25bp)의 금리인상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1월 FOMC 이후 파월 의장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은 최종 기준금리 예상치를 현재의 5.25%(상단 기준, 2022.12월 제시)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번 사태로 이에 대한 신중론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