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비관적 시장전망, 하나금융경영硏 ‘낙관론’ 눈길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 급증,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 AI서비스 확대 등 요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5종 이미지.(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5종 이미지.[삼성전자]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반도체 수출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재고량이 급증하고 가격은 급락했다. 그러나 2분기 이후부터느 모바일 디램(DRAM) 및 서버 디램 수요가 점차 살아나면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고 수출도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것이다. 흔히 대 중국 수출의 급감과, 미국의 ‘반도체법’ 등 악재를 고려할 때 시장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챗봇 기반의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스페셜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반도체 업황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면서 나름의 전망을 제시했다.

현재 국제적인 반도체 수요 감소,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 실적이 부진하지만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얘기다. 1월의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IT 세트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5% 감소한 6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 감소를 견인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재고는 20주분으로 현재로선 반도체를 전혀 생산하지 않더라도 재고만으로 약 5개월 동안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다. 본래 적정 재고 레벨은 통상 4~5주가량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재고 물량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재고 수준이 10년 만에 최대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지난해의 경우 반도체 제조 가동률 지수도 연초 ‘134.9’에서 연말 ‘96.4’로 28.5%나 하락했다.

연구소는 스마트폰용 모바일 디램 수요 회복과, 주요국의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 최근의 초대형AI와 GPT 등 AI서비스의 확대를 주요 근거로 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선 모바일기기 수요가 개선되면서 스마트폰용 모바일 디램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 가장 큰 변수다.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급속한 위축에서 소폭의 증가세로 돌아설것으로 예상하면서, 모바일 디램 수급은 연말로 갈수록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년 대비 2.5% 성장한 12억5000만대로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월 대비 약 40% 이상 증가하며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모바일 IT기기의 수요가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모바일 디램은 1분기까지 재고 조정이 진행된 뒤 2분기에 유통 재고가 정상화되며, 3분기부터 출하량이 정상 궤도를 회복할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특히 “지난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시리즈는 7일 동안 109만대의 사전 판매를 기록하며 전작인 S22가 기록한 역대 사전 판매 기록인 101만7000대를 넘어섰다”면서 침체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을 기대했다.

또 하반기부터 각국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서버 디램 수요가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 계절적 요인, 서버용 신규 CPU 출시 지연 등으로 인해 1분기~2분기 서버 디램 출하량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분기 이후 DDR5 규격이 적용된 인텔의 신규 CPU가 대량 생산 체재에 들어가면서 고용량 서버 디램 채용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중국의 도시 봉쇄가 풀리고 리오프닝 영향에 따라 중국 하이퍼 스케일러들도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투자를 재개하는 것도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2020년 중국 업체들은 향후 3~5년간 클라우드 서비스에 7천억위안(13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나 ‘코로나 19’로 미뤄졌다가, 다시 재개될 예정”이란 얘기다.

AI 서비스 확대도 수요를 크게 늘리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스페셜티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열풍이 불면서 이와 관련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신규 시장 창출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계절적 비수기에도 1월 TSMC의 매출은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YoY 16% 증가한 점을 예로 들었다.

현재도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스페셜티 메모리인 HBM(고대역 메모리), PIM(연산 기능이 있는 메모리) 등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대부분 생산 중이다. 그래서 “당장의 챗GPT뿐만 아니라 향후 AI 기반 플랫폼 및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초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유창희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재고는 올해 2분기에 정점을 찍고 생산량 조절과 모바일 및 서버 디램의 수요 회복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생산 및 유통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면서 “3분기 이후엔 일부 AI관련 디램의 경우 수급이 ‘타이트’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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