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세계 경기 부진, 중간재 수출 부진 탓“
중간재 최대 수출국 ‘중국 리스크’는 언급 회피?
독일, 일본 등에 비해 한국이 유독 수출감소세 커

중소 수출업체들이 많이 참가한 '2022 한국산업대전'의 모습.
중소 수출업체들이 많이 참가한 '2022 한국산업대전'의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수출부진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전 세계적인 교역물량 감소에 따른 교역 수요 감소와 우리 수출의 약 4분의3을 차지하고 있는 중간재 수출 부진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우리 수출도 지난 10월부터 수출 물량과 단가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돼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최근 수출부진은 독일, 일본, 중국 등 제조업 수출국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 수출이 상대적으로 더 큰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일단, 지난해 수출 상위 6개국의 경우(네덜란드 제외), 지난 4분기를 기점으로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거나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미국과 이탈리아는 연중 수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10월부터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일본은 특히 주요국 중 수출이 가장 빠르게 감소세로 전환(2분기)했다. 또 한국, 중국, 독일 등은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한국의 수출의 낙폭(-9.9%)이 주요국 중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무역협회는 고의든 아니든, 이른바 NATO 정상회의 등 공개석상에서 한국 정부가 ‘탈중국’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후 대중 수출이 크게 줄어든 원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중 수출의 절대 물량을 차지하는 반도체(-44.5%), 디스플레이(-36.0%), 석유화학(-24.9%), 철강(-25.8%) 등의 중간재들의 수출부진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무역협회는 “특히 반도체 수출 부진은 비대면 수요 감소, 스마트폰 교체주기 증가 등 수요 원인과 재고 누적에 따른 평균단가 하락이 주 원인이며, 반도체 수출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부터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대국인 중국과의 교역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대중적자는 만성이 되기 쉽고, 전체 수출부진도 빠른 시일에 개선되기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래서 무역협회 역시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는 듯 하지만, ‘중국 변수’와 상반기 전체 수출전망을 연관시켜 분석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종료 이후 세계경제 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수출은 대외여건 흐름에 따라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기대섞인 코멘트를 더하고 있다.

일단 지난 1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0.1을 기록해 작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기준치를 상회(中국가통계국, 1/31)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중간재 위주인 우리 수출은 과거 경제위기마다 세계교역의 흐름보다 큰 폭으로 등락해왔으며, 올해도 중국경제 회복력, 러·우 사태 진정 여부, IT수요 등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세계경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다른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구조적인 측면에서 중간재 위주인 우리 수출이 세계교역 변화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중국 리스크’에서 보듯 수출 감소세가 더욱 심하다는 사실은 유의해야 할 점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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