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 중단, 중국·인도 등에 러시아 시장 뺏겨
무역협회, “대러 교역, 주요국 비해서도 크게 감소”

러-우크라 전쟁으로 피난길에 나선 우크라이나 주민들. (사진=로이터 통신)
러-우크라 전쟁으로 피난길에 나선 우크라이나 주민들. [로이터 통신]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러-우 전쟁이 1년 간 지속되면서 세계경제와 교역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중국이 가장 큰 이익을 보고, EU국가들과 함께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국가 중 하나로 지목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러-우 전쟁 1년째를 맞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일단 원유, 가스 등 에너지와 니켈, 밀 등 원자재 및 식료품 가격이 급등해 각국의 물가가 상승하면서 세계 경제에 큰 주름살이 생기게했다.

종래 걸프전이나 보스니아 내전, 아프간 전쟁 등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국제경제와 정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수 차례 중동전쟁으로 인한 석유파동 국면을 연상케 한다.

그런 가운데 무역협회가 러시아 주요 36개 교역국을 분석한 결과 중국, 인도, 튀르키예, 브라질 4개국은 오히려 교역확대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었다. 특히 중국은 한국, 독일의 대러 제조상품 수출을 대체하면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자동차 및 부품, 타이어, 굴착기, 트랙터, 플라스틱, 합성수지 등의 대러 수출을 크게 늘린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전체 대러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한국 대신 중국이 대러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을 크게 늘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애초 러시아로선 우리나라가 자국의 10위 수출국(3.5% 비중)이자, 5위 수입국(4.4%)이었다. 특히 수입 면에서 한국산 자동차(25.6%)와 자동차부품(13.7%)이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무역협회는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교역은 주요국에 비해서도 크게 감소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2년 한국의 대러 교역증가율은 –22.6%로 36개국 평균인 -11.4%를 크게 밑돌았다. 교역 감소율에선 조사 대상 36개국 중 25위로서 중국, 대만, 일본, 독일 등에 비해서도 교역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히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유독 빠르게 러시아와의 교역을 줄여나간 때문으로 지적된다.

그나마 한국의 대러 수출은 유럽국가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적었으나 일본, 대만과는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2022년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증가율은 –36.6%로 36개국 중 16위 수준이었다. 무역협회는 역시 “대러 수출이 감소한 국가 중 한국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수출 감소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 감소가 대러 수출 감소의 70.4%를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대러 수입이 증가한 국가는 러시아산 에너지 도입이 불가피하거나(유럽연합), 인도·중국처럼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가진 국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에너지를 전적으로 외국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높은 에너지 ‘대외 의존’에도 불구, 대러 수입이 감소하는 모순된 현상을 보였다. 즉,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입 증감률은 –14.6%로 36개국 중 25위 수준”이란 얘기다.

러시아로선 또 제조상품 전반에 걸쳐 한국, 독일로부터의 수입을 중국으로 전환해 중국이 톡톡히 수혜를 입었다. 이에 반해 한국, 독일, 일본은 손실을 경험한 가운데 특히 자동차와 부품의 수출 감소 영향은 한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러-우크라 전쟁으로 지난해 세계 실질GDP는 당초 예상보다 1.0%p나 낮아졌다. 2022년 글로벌 실질 GDP는 러-우 전쟁 이전 4.4% 증가가 예상되었으나, 현재('23.2월) 기준 추정치는 3.4%로 당초 전망 대비 1.0%p 하락했다.

러-우 전쟁으로 누적 세계 실질GDP('22~'25년) 성장 감소분은 2.3%p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선진국의 2022년 경제성장 하락폭은 1.2%p로, 신흥국(0.9%p)에 비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협회는 “그나마 한국의 성장률 조정폭은 –0.4%p로, 다른 국가에 비해선 덜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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