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 보고서
온·오프라인 통합 ‘피지털화(Physical+Digital)’
2010년 이후 출생자 ‘알파(α) 세대’ 부상 등 지목
웨어러블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등 디지털결제의 진화
가치소비의 활성화, ‘그린소비’ 지향
재테크 성향은 '안전 지향적', 연금 등 장기 자산관리 인식 강화

자료=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피지털’(Physical+Digital)이 대세다.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로 ‘피지털’이 지목됐다. 물리적 공간(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로, 체험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과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 간의 결합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소비자의 억눌린 공간경험 수요가 폭발하며, 유통산업 중심으로 피지털 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

하나은행(은행장 이승열)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올해 주목할 만한 금융소비의 특징을 제시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기회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로 ▲대세는 ‘피지털’(Physical+Digital) ▲‘알파 세대’의 부상 ▲디지털 결제의 진화 ▲디펜스 재테크 ▲줍줍 티끌 모으기 ▲투자 머니 확산 ▲‘나’에게 집중 ▲그린 소비 ▲1대1 마이크로 맞춤 관리 등이 꼽혔다.

연구소는 우선 코로나19 이후 일상으로의 복귀는 금융서비스의 온·오프라인 접점이 통합돼 진화하는 ‘피지털화(Physical+Digital)’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거 업무 목적에 집중됐던 금융회사의 영업점 공간이 문화·브랜드 체험 공간, 혁신적 디지털 서비스가 강조되는 효율화 공간 등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상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23년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체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지점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금융회사의 ‘피지털’화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목한 것이 ‘알파세대’의 부상이다. 2010년 이후 출생자를 지칭하는 ‘알파(α) 세대’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풍족하게 태어나 용돈관리 교육까지 받은 ‘내·돈·내·관’(내 돈은 내가 관리) 세대다. 미래 고객의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에 따라 은행들이 미래 고객 확보 차원에서 알파 세대를 겨냥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미성년자 대상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하나은행과 토스뱅크는 만 14세 이하까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어 연구소는 ‘디지털 결제의 진화’를 트렌드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이 고도화되면서 웨어러블(Wearable)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1대1 맞춤형 자산관리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스마트워치 보급률이 41%에 육박하면서 간편결제 서비스 중심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워치로 이동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최근 6개월 동안 간편결제를 이용한 적 있는 스마트워치 보유자의 70%는 웨어러블 기반의 간편결제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서비스의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국내 도입이 예상되는 ‘애플페이’는 이러한 변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으로 지목된 트렌드는 가치소비의 활성화에 따른 ‘그린소비’ 추세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비자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윤리 소비를 지향하는 태도가 금융 거래까지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의 32%는 금융거래 시 해당 기관이 사회공헌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는지 여부를 더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향후 금융회사의 친환경·윤리 기반의 브랜드 활동과 금융권의 책임경영 중시 경향이 강조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같은 가치소비 트렌드 속에서 ‘나’에게 집중하는 소비자성향 또한 증폭되고 있다. 소비자의 ‘나’ 중심적 성향이 더욱 강화되면서 자기계발을 위한 지출과 명품·스몰 럭셔리 소비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소비자의 66%는 건강관리, 외국어 학습 등 여러 가지 자기계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시중의 챌린지형 저축상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2023년에는 저축 습관 형성뿐만 아니라 건강 등 다양한 자기관리 분야와 연계된 챌린지형 금융상품 출시가 예상된다. 한편으로 취향과 ‘경험 가치’가 중시되면서 명품뿐만 아니라 의식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소비자가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금융서비스의 1대1 마이크로 맞춤 관리도 트렌드로 꼽혔다. 지난해 런칭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점차 고도화되고 통합 관리의 편리성을 경험한 소비자의 맞춤 관리 니즈가 커지면서, 금융과 라이프가 통합된 초(超)개인화 맞춤 관리 서비스가 도약할 것으로 기대됐다.

재테크에 있어선 경기 둔화의 여파로 안전하고 절약 지향적인 재무관리 태도가 소비자의 금융생활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물가·고금리·저성장 상황에 대응하려는 보수적 자산운용과 소액 재테크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졌다. 일명 ‘디펜스 재테크’ 트렌드로서, 올해 가계 재무상황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산가치를 지키려는 소비자의 노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고위험 고수익형 상품보다는 채권 등 안정형 상품으로 여유자금이 이동하고, 자산 방어의 연장선에서 연금 등 장기 자산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으로 연구소는 보았다.

신상희 수석연구원은 “소비자가 경기 둔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되면서 안전 지향적 자산 관리와 소액 재테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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