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뜻 관철된 모양새
'관치금융' 논란 속
'민영화' 우리금융에 '외풍막이' 역할 할까
노조 등과 소통부터 이뤄야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낙점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낙점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3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64)이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뽑혔다. 은연 중 금융당국의 압력으로 손태승 현 회장이 재임의 의지를 꺾은 다음 임 전 위원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됐다는 안팎의 추측이 현실화한 것이다.

임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차관과 금융위원장 등을 지냈다는 점에서 ‘관치금융’, ‘모피아 낙하산’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우리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임 전 위원장에 대해 ‘모피아 올드보이’라고 직접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으나 결국 금융당국의 뜻이 관철된 모양새다.

이날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2차 회장 후보군(숏리스트)에 올랐던 신현석 우리아메리카 법인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 전 위원장 등 4명을 대상으로 2차 심층 면접을 실시, 임 전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임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하고,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라며 “우리금융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임추위는 또 “임추위 위원들은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에 금융시장뿐 아니라 거시경제와 경제정책 전반에 폭넓은 안목을 갖춘 임 전 위원장이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임추위는 위원장인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프라이빗에쿼티 추천)와 ▲박상용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키움증권 추천) ▲윤인섭 전 한국기업평가 대표(푸본현대생명보험 추천)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한국투자증권 추천)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유진프라이빗에쿼티 추천) ▲노성태 삼성꿈장학재단 이사장(한화생명 추천) ▲송수영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우리금융 선임) 등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이번 최종 후보를 선임했다.

차기 회장에 낙점된 임 후보자는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임추위 위원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아직 주주총회 절차가 남아있지만, 제가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 혁신과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 후보자는 이달 열리는 우리금융 정기이사회와 다음 달 24일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회장으로 선임된다.

임 후보자는 정통 경제공무원 출신으로 1959년생이다.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서울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들어섰고, 전반적으로 ‘금융정책통’으로 성장, 금융위원장과 국무총리실 실장(장관급),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금융위원장 시절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을 주도했기 때문에 우리금융과는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는 평가다. 전형적인 ‘관치금융’ 인물이라는 박한 평가와 함께 우리금융 민영화 시대에 ‘외풍’을 막아주고 내실을 기할 수 있는 외부 인사라는 후한 평가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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