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복희 부국장
황복희 부국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그렇게도 인물이 없나. 그러면 문호를 열어라. 물은 고이면 썩게 돼 있고 자정능력을 상실했으면 외부의 물길을 대 최소한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게 하라.

지난해 출범 60년을 맞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오는 2월28일 차기 회장 선거를 치른다. 여느 대기업 경제단체와 비교가 안되게 각종 권한을 행사하는 이 단체장 선거에 500여개 협동조합 이사장들 중에 출사표 던지려는 사람이 없다. 현직 회장이 단독후보로 나올 태세다. 지난해부터 현 회장에 대한 추대론이 나왔으니 각본대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언론도 비슷한 방향으로 슬슬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현 회장이 이번에 나오면 4년 임기의 중기중앙회장 직을 4번째 하게 된다. 무려 16년간. 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 연임까지만 하도록 규정을 둔 것은 장기집권에 대한 견제장치를 마련해둔 셈인데, 중임 규정은 없다고 하여 중간에 한번 쉬고 다시 연임을 하려는 격이다.

이미 지난 12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현 회장을 둘러싸고 ‘말’이 많았다.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가 된 바 있다. 각설하고 근래 드러난 사실만 해도 회장 본인의 회사(제이에스티나) 건물을 노란우산공제 운용사(부동산펀드)에다 매각을 하고 그 회사는  해당 부동산펀드에 별도 투자를 했다. <본지 2022.12.29일자 보도 참조>

노란우산이 뭐던가. 소기업·소상공인이 매달 일정 부금을 내 폐업에 대비하는 사회 안전망 아니던가. 규모만도 21조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감사원 감사를 받은 사실이 한번도 없다. 운영은 중소기업중앙회가 하지만 노란우산의 관리자는 정부다. 그간 정부는 무얼 했나. 중소벤처기업부가 2~3년에 한번씩 중기중앙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발표를 하게 돼 있으나 최근 수년째 감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런 중에 2020년 노란우산이 이지스자산운용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이듬해인 2021년 이지스가 김 회장 회사 건물을 매입을 한다.

홈앤쇼핑은 또 어떤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적(2021년 영업익)이 반토막 아래로 추락했다. 홈앤 내부 직원에 따르면 이대로 가다간 회사가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한다.

소액주주들이 이를 두고 이사회 의장인 중앙회장의 경영권 간섭을 지적하며 호소문을 냈다가 고소를 당해 홈앤 앞에서 시위를 하려던 일련의 계획을 접고 경찰조사를 받는 상태다. 본지 또한 소액주주 호소문과 실적 기사를 보도했다가 함께 고소를 당했다. 오죽하면 소액주주들이 들고 일어났겠나. 홈앤쇼핑은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정부가 채널을 허가해 주었다. 노란우산공제와 더불어 일종의 공공재 아니던가. 당초 설립목적에 맞게 제대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관리해야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홈앤의 최대 주주는 중기중앙회(32.83%)이며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14.96%), 농협(19.94%), IBK기업은행(9.97%), 소액주주(19.5%)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중기중앙회 소관 부처는 중기부다. 그럼에도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혁신’과 ‘공정’은 적어도 이 바닥에선 현재까진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대어(大魚)만 쳐다보지 말라. 

그러니 현 회장이 불법 선거운동으로 5년째 1심 재판을 받고있는 와중에도 차기에 다시 도전을 하려 하고, 언론은 이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현직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거론조차 않고 있다. 파수꾼 조차 사라지고 나면 돈과 권력을 쥔 측이 무서울 게 뭐가 있겠나. 어둠은 ‘있는 자’, ‘없는 자’ 가려서 오지 않는다. 빛이 없는 곳은 다 어둠인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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