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 세계경제 비관, ‘고금리, 인플레이션, 러-우크라 전쟁’ 등
경기침체 장기화, 글로벌기업 지출억제, 일자리 감소 등 ‘비상사태’

'세계경제포럼 2023'(다보스 2023)이 열린 스위스의 다보스 전경.(사진=블룸버그뉴스, 월스트리트저널)
'세계경제포럼 2023'(다보스 2023)이 열린 스위스의 다보스 전경.[블룸버그뉴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18일 막을 내린 ‘다보스 2023’(세계경제포럼 2023)이 금년 세계 경제와 정치․사회적 전망에 대해 극히 비관적 메시지를 내놓았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참석한 많은 CEO들이 경제 전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분위기가 침울(Somber)하다”면서 “세계 경제 지도자들은 여러 악재들이 한꺼번에 닥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신문은 “‘자유로운 화폐 시대’(저금리 시대)의 종말은 (다보스 포럼이 열린)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공기를 더욱 차갑게 했다”는 비유적 표현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뉴욕타임즈’도 비슷한 맥락의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타임즈는 “다보스, ‘복합적 위기’(Polycrisis)’를 걱정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참석자들은 세계적인 경제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포함한 글로벌 비상사태의 소용돌이를 그런 ‘유행어’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유력한 외신들은 ‘다보스2023’의 ‘우울한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너무나 많은 세계적인 문제들이 겹쳐있다보니,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정치인들과 경제 지도자들은 이같은 용어로 현실을 포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외신을 종합하면 세계 경제 포럼의 연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세계 경제와 산업 리더들과 경제학자들은 “온 세계가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는 가운데, 중앙은행들이 이에 맞서기 위해 밀어붙인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경기 침체의 위협이 발생했고, 세계 최대 기업 중 일부가 불확실한 한 해를 앞두고 숨을 죽이고 지출을 극도로 억제하게 되었다”고 시종 우려를 표했다.

참석자들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부분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상승이 정점에 달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일부 낙관론자들이 희망하는 것처럼, 그런 관측(인플레이션 정점)은 경제 연착륙의 전조가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금리상승은 더 장기적인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럼 참석자들은 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일자리도 줄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 년 간 다보스에 회의에 참석해온 닉 스터더 올리버 ‘와이먼 그룹 컨설팅’의 최고경영자(CEO)는 “분위기가 침울하다. 많은 참석자들이 미국과 영국의 불경기나 침체 국면이 단기간에 가볍게 지나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또한 많은 CEO나 재계 지도자들은 특히 올해 예상되는 미국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것인지를 두려움 속에 지켜보는 입장이다. 비록 지난 12월 미국 내 소비지출이 상당히 호조를 보이고,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운 3.5%를 기록했음에도 이들은 그런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다보스는 보통 세계의 상황에 대해 손사래(비관적 전망)를 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유독 올해는 특히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포럼 결과 채택한 연례보고서에서 ‘복합적 위기’라는 용어를 명시함으로써, 그 동안 다보스가 추구해왔던 중심적 실천과제였던 ‘세계화’의 한계를 인정한 셈”이라고 했다.

이같은 다보스의 우려와는 다른 낙관론도 앞서 없지 않았다. 래리 서머스 전 美재무장관 등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치가 그렇게 큰 걱정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제가 앞으로 몇 달 동안은 대규모 금융 트라우마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언론 인터븅를 통해 밝혔다. 그는 또 비록 단기간의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지만, 결국은 연착륙으로 이러질 것“이란 의견도 내비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보스에 참석한 비즈니스 리더들은 중요한 몇 가지 리스크를 주시하고 있다.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 간의 갈등, 부채 상한선 인상을 둘러싼 분열된 미 의회의 교착 상태, 그리고 이로 인한 최악의 사태인 미국 정부의 디폴트 가능성 등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같은 다보스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또 다른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여 “공급망 봉쇄나 지연과 같이 팬데믹 기간에 기업들 괴롭혔던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적잖은 기업들이 금리 상승기에 경영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닥칠 경제상황을 극복하는게 쉽지 않아보인다”고 ‘우울한 다보스’의 분위기와 공감하는 듯한 보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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