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권태신 상근부회장 사의 표명
안갯속 고령의 손경식 회장 거론에 '과욕' 시각
경제위기 극복, 정부와 소통 '경제관료' 출신 영입 시각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전경.
차기 수장을 맡을 인물이 없어 고심에 빠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장여진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임기가 오는 2월 만료되면서 차기 회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 2011년 전경련 회장을 맡은 이후 12년(6연임)간 전경련을 이끌어 와 최장수 회장이란 기록을 세웠다. 전경련은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발생한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삼성과 SK그룹 등 4대 회원사가 탈회하는 등 위상이 약화됐고 문재인 정부 5년내내 '패싱'을 당했다. 

이에따라 전경련은 과거 경제단체의 '맏형'으로서 역할과 위상을 되찾기 위해 인적쇄신 등 대대적인 혁신이 요구됐지만 허 회장과 권태신 부회장은 안팎의 쇄신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지난 9일 전경련회장단 모임에서 허 회장과 권 부회장이 동반 사의를 표명해 윤석열 정부에서 누가 차기회장을 맡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즉, 민간중심 경제를 실현하고 오는 2027년까지 국민소득 4만불 달성을 위해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 및 탈회한 4대 그룹의 재가입 등 관계를 모색하고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역량 있는 후임 회장이 절실한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경제단체장 회동'을 주도해 전경련은 과거 문 정부에서의 '패싱'을 딛고 재개 맏형으로서 부활하는 듯 했다. 그러나 전경련은 지난 연말 대통령과 경제단체장 만찬, 그리고 올들어 지난 14일 대통령 UAE 순방 경제사절단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초청받지 못해 '전경련 패싱'이 여전히 이어지는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최근 허 회장과 권 부회장이 더 이상 연임하지 않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힘에따라 차기회장 물색에 나섰지만 적임자가 없어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전경련의 차기 회장으로 거론돼 온 김승연 한화그룹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데다 건강 문제로 고사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계열사 유동성 위기로 경영에 전념하겠다며 손사래를 쳤다는 후문이다.

최근 전경련 혁신위원장을 수락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과 류진 풍산 회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웅렬 회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데다 2019년 인보사 사태로 3700여 명의 피해자에게 4000억 원 규모의 손해를 끼쳐 현재 법정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회장직을 맡기에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류 풍산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멤버에서 탈회해 전경련에 관심이 없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85세로 고령인데다 전경련을 이끌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분위기다. 특히 손 회장은 CJ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데다 2018년부터 맡고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임기(2024년 1월)도 1년이나 남아 있어 전경련 회장을 맡기엔 무리라는 시각이다. 손 회장은 과거 대한상의 회장(2005~2013년)을 장기간 역임한 바 있다.

전경련의 위상 제고는 정부와의 소통과 4대 그룹의 재가입이 관건이다. 또한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으로 깊숙이 빠져든 가운데 이를 극복해 나갈 연륜과 경험 등 리더십을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회장을 맡아야 하지만 정작, 적임자가 없어 내부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옛 위상을 회복하려면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처럼 능력있는 인사가 절실하다"며 "정주영, 구자경, 최종현 등 역대 회장에 버금가는 인물을 찾기도 힘든 만큼, 차라리 혁신역량과 경제경험 등을 두루 갖춘 중량감 있는 경제관료 출신을 영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전경련은 과거 비오너 출신으로 고 유창순 총리가 4년(1989~1993년)간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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