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의현 한국금속공업조합 이사장
이의현 한국금속공업조합 이사장

기술이 단순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중세가 아닌 이상 어느 기업도 오늘날 그 복잡한 전략기술의 모든 요소와 모든 생산기능을 자체 소유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복잡한 기술을 풀어나가야 할까? 기업이 기술경쟁력을 높이려면 폐쇄적인 ‘기술주권’이라는 개념보다 개방적으로 방향을 선회하여 ‘기술공동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처럼 독자적으로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춰서 독자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많은 연구 개발인력과 투자 자금의 부담, 성공여부의 불확실성 등으로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진정 기술을 개발하여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 기업들이 공동의 관심사항의 주제를 함께 연구하며 위험 부담을 줄이고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위해선 현재의 ‘제조업 위주’에서 ‘지식 서비스 중심’으로 성장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제조업도 단순 ‘조립가공’에서 ‘부품소재’등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변화하여 사후관리 A/S가 불필요한 제품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래야만 추격해오는 중국과 인도, 베트남 그리고 넘어야 할 미국과 일본의 기술 장벽 사이에 낀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다.

갈수록 생산원가는 높아져 기업은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평등 우선의 길’은 ‘국가퇴보의 길’이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하게 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자유는 창조와 진보를 만들어 내는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지만, 그 가치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드러난다. 그러나 평등정책의 효과는 즉각적이고 구체적이다. 그래서 일반국민들은 자유보다 평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평등우선을 추구하면 평등도 이루지 못하고 자유도 잃게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반면 자유 존중을 추구하면 자유도 누리고 평등도 얻을 수 있다. ‘골고루 잘사는 선진국’은 ‘자유의 확대’를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지, ‘평등의 추구’를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역사의 가르침은 ‘자유야말로 평등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특히 대중과 이익집단의 목소리가 커지는 시대일수록 국가 발전의 원리를 바로 알고, 확고하게 이 원칙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을 끊임없이 설득하여 ‘평등 우선의 길’이 아니라 국가를 진실로 발전시키는 ‘자유 존중의 길’로 이끌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마치 당장은 입에 쓴 처방이라 할 수 있으나, 국가가 영원히 번영하며 모두에게 이로움을 준다는 사실을 설득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책들을 살펴보면 각종 규제정책, 대기업정책, 비대한 정부조직과 방만한 복지 등이 대부분 평등 우선 이었다. 이들 정책으로 경제가 갈수록 추락하고 경쟁력은 상실되어 실업이 늘고 있으나 정작 산업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을 채용하지 못하여 수주를 받아놓고도 일할 사람이 없어 애태우는 ‘미스매치’가 빚어지고 있다. 이런 기업의 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 피해와 고통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중된다. 정부가 그간 일자리 확충이라 하며, 벌려놓은 일자리가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보여주기 식이었는가.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처음 시도할 때는 일자리를 나누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였을 것이다. 그로인한 역작용으로 단순노동은 셀프서비스, 자동화, 로봇도입 등을 촉진시켜 그나마 있던 일자리도 모두 없어졌다. 가난한 가정, 집 없는 사람들이 더욱 더 살기 어려워졌고, 그동안의 평등 우선정책으로 양극화와 가난의 대물림만 더 심화되었다.

지난 5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하였던 헛된 생각을 버리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현재 기업, 학교, 정당 등 개별조직들의 전략은 많은데 ‘국가의 종합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국가공동체 구성원들의 ‘개별전략’은 있는데 국가의 ‘전체전략’ 이 안 보인다. 국민 누구 하나도 국가전략의 실종을 걱정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더불어 사는 사회의 성공을 위해서 이익집단들은 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그 대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각자가 어떠한 기여를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일보 양보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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