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2023년 중국경제 전망’, 방역 완화, 경기부양책 힘입어
부동산 투자와 수출은 저조, “중국 내수시장 진출과 대(對)중 수출구조 개혁해야”

중국 선천에서 열린 '하이테크 페어 2022' 박람회장.
중국 선천에서 열린 '하이테크 페어 2022' 박람회장.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중국의 ‘위드코로나’가 가시화되고 중국 중앙·지방정부가 고강도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해 내년 경기회복을 이뤄낼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내년 중국 경제가 5% 이상의 성장률을 실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트라(KOTRA)가 자사의 베이징 무역관이 수집한 현지 전문가들과 관련 기관들의 자료를 분석, 이같은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관영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5.1%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경제, 스마트 제조, 탄소중립 전환, 바이오의약 등 산업 발전에 가속도가 붙으며 중국 경제 성장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해외 기관들도 최근 2023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즉, 모건스탠리는 5%에서 5.4%로, 골드만삭스는 4.5%에서 5.2%로, 노무라는 4%에서 4.8%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 본토 코로나19 확산세가 내년 1월 춘절(=설)을 전후해 정점에 달하고 2분기부터 중국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중심, 전체 소매판매 회복 촉진

코트라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기조가 현실화되면서 중국 소비, 특히 서비스업 소비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중국 국가건강위(방역당국), 교통운수부 등 부처는 최근 국내외 이동제한 취소 조치를 쏟아내고 있다. 12월 초 중국내 이동제한을 철폐한 데 이어 2023년 1월 8일을 기점으로 입국 후 PCR 검사를 없애는 등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검역 조치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한 다수 지역에서 실내시설 진입 전 PCR 음성 결과 제출 의무를 취소하고 있다. 그간 고강도 방역통제 조치로 갇혀 있던 여행 등 서비스 소비 수요가 분출되면서 ‘제로코로나’시대 미진한 양상을 보였던 중국의 소비 회복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으로 중국의 소비 증가율은 코로나 이전과는 일정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 이전 중국의 소비는 8%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감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종의 중국 내 확산으로 올해 중국 소비 증가율은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2.7%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기간 중국의 경기 회복세 지연으로 소득 성장률이 크게 꺾인 상황에서 중국 소비의 급격한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도시주민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2019년 7.9%에서 2020년 3.5%, 2021년 8.2%, 2022년 .1~9월까지 4.3%로 낮아졌다.

고강도 경기부양책, 인프라·제조업 투자 증가

11월 누계 기준 인프라와 제조업 투자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7%, 9.3% 증가하며 전체 투자, 중국 경기하강을 방어했다. 2023년 중국 경제운용 방향을 확정하는 2022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 ‘안정 최우선·안정 속 성장(穩字當頭, 穩中求進)’의 경제기조로 운용함에 있어 기존의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재정정책의 효율성을 증진하는데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2023년 양회에서 재정적자율 목표치는 올해(2.8%) 대비 상향 조정한 ‘3.0% 안팎’, 지방정부 특별채권 신규 발행 한도는 올해와 동일한 수준인 ‘4조 위안’으로 잡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내수확대 중장기 전략인 ‘내수확대 전략 계획 요강(2022~2035년)’에는 ▲제조업 투자 확대, ▲신SOC 투자 가속화, ▲신형 도시화 가속화, ▲현대화 유통체계 건설, ▲탄소중립 전환 가속화 등 인프라·제조업 투자 확대 관련 내용이 대거 담겨져 있다.

또한 고강도 경기부양책, 중국의 안정적 자립형 공급망 구축 수요에 따라 디지털 경제, 스마트 제조, 탄소중립 전환, 첨단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에 가속도가 붙으며 중국의 인프라와 제조업 투자는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부동산 투자, 1분기 저점 후 감소폭 축소

올해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연초부터 역성장을 거듭하며 중국 경기하방 압력을 증대시키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11월엔 전년 동월 대비 19.9% 대폭 감소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내년 정부·민간 자금 투입을 확대하고 지방정부·금융기관의 보장성 주택 투자 확대를 장려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 1분기까지 중국 본토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반등은 이뤄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바 악화일로를 걸어온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내년 2분기부터 반등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신당증권(信達證券)은 2023년 4분기 중국 부동산 투자 감소폭이 △5% 수준으로 축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궈타이쥔안 증권은 부동산 투자 안정화 대책 및 기저효과로 내년 3분기 중국 부동산 투자가 플러스 전환을 실현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저조한 수출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

코로나 기간 중국 경제회복의 견인력 역할을 해온 수출은 올해 10월 전년 동월 대비 0.3% 소폭 감소하며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11월엔 감소폭이 8.7%로 확대됐는데 이는 2020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하며 11월 누계 중국 수출 증가율은 한자릿수로 둔화했다. 2020년 3.6%에서 2021년 2.96, 22년 11월까지 9.0%를 기록했다.

중국의 대(對)선진국 수출 둔화세가 심화되고 있으며 그간 견조세를 보이던 아세안 수출도 11월 대폭 둔화되었다. 중국의 미국, EU향 수출은 10월부터 두달째 역성장 중이며 對일본 수출도 11월 마이너스 국면에 진입했다. 10월까지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하던 중국의 對아세안 수출 증가율이 11월 15%p 대폭 둔화되면서 중국 수출 업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외수부진으로 중국의 전통 수출품목, 코로나 기간 수출효자 역할을 담당했던 마스크 수출도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11월 중국의 기계전자류 수출 감소폭은 11.4%에 달했다. 이중 집적회로와 휴대폰 수출 감소폭은 30%에 육박하거나 돌파했으며 가전 수출도 2개월 연속 20% 이상 감소했다. 의류 수출은 4분기 들어 두자릿수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고 플라스틱 수출도 11월 마이너스 전환했으며 마스크 수출 감소폭은 11월 두자릿수로 확대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 수출대상국(지역)에 대한 수출 둔화세가 심화하고 있으며 기계전자와 노동집약형 품목 등 중국의 주력 품목의 수출실적이 일제히 악화하면서 2023년에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wind(△1.6%), 궈타이쥔안 증권(△7.3%) 등 현지 연구기관들은 내년 중국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내 물가 안정세는 지속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속에서 중국의 물가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에 의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11월 당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2%를 하회했으며 11월 누적 기준도 2%에 그쳤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작년 9월 13.5%에서 고점을 찍은 후 올해 11월까지 둔화세를 이어왔다. 올 10월부터는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 중이다. 11월 누적 PPI 상승폭은 4.6%이다.

2023년 중국 소비의 급격한 반등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당국이 경기안정을 위해 물가 안정세를 유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23년 중국의 CPI 상승폭은 2%대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의 수출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PPI의 급격한 반등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내년 중국의 PPI 상승폭은 마이너스 국면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코트라는 “방역 중심에서 경제 회복 모드로 전환한 중국은 2023년부터 내수를 중심으로 경제회생을 실현할 방침”임을 적시하며 “내년 중국은 신에너지차 소비진작, 관련 인프라 확충, 첨단설비 투자 장려 등 내수진작 정책, 조치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바 우리 기업들은 중국 내수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전략을 검토,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스 등 금융기관은 중국의 2023년 성장률이 4%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엇갈린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 기업들은 중국 본토 코로나19 확산 동향, 글로벌 경기침체 등 중국 경기회복세를 지연시키는 불확실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또한 우리나라의 중간재 위주의 對中 수출 구조로 외수부진 및 이에 따른 중국의 수출 저조는 우리 기업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바 對中 소비재 수출을 늘리는 수출구조 개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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