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2차전지 수출 20% 증가, 자동차‧부품 소폭 증가, 반도체는 –15%,
철강·석유화학·섬유·일반기계류는 감소 등 전망
'정책지원과 대외여건 변화' 단서

선박에 선적하는 모습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선박항 모습.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내년 한국무역은 코로나19, 러·우전쟁, 미·중 갈등과 같은 주요변수가 낙관적으로 흘러 세계경제가 4% 성장할 경우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와 이채를 띤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 대부분이 내년에도 무역적자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대조를 이룬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자체 세미나 등을 통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수출 기준으로 선박, 2차 전지는 20% 이상, 자동차‧부품은 소폭 증가, 반도체는 –15%, 철강, 석유화학, 섬유, 일반기계류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품목과 업종별로는 ‘흑자 전환’을 낙관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럼에도 한국무역협회는 세계 경제의 주요 변수 움직임에 따라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다만 무역협회는 각 업종별로 수출 증대와 흑자 전환을 위한 정책적, 산업환경적 조건에 더욱 방점을 찍고 있다. 세부적으로 봐도 이런 낙관적 전망이 현실이 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의 경우는 주력 제품인 메모리 세계시장이 두자릿수(-17%) 위축되고 수출단가도 두자릿수 하락하여 내년 중 15.0%나 수출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디지털 전환으로 중장기 반도체 수요 증가가 예상되어 대만,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한 제조 경쟁력 유지 여부가 관건이란 지적이다. 이를 위해 내년 중 국내공장 증설에 필요한 인허가·용수·전력에 대한 원스탑 지원과 함께 R&D 물품 반입시 면세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철강제품도 2023년 중 세계 수요가 1% 증가에 그치면서 공급과잉 및 단가하락으로 수출이 9.9%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단기적으로는 미국의무역확장법 232조 등의 수입규제를 해소해 수출물량 확대를 꾀하고, 탄소배출거래제 시행과 관련해 철강의 간접배출량 산입 제외 및 무상할당 적용기한 연장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공법 개발을 위한 전폭적인 R&D 세제 혜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제품도 내년 중 공급과잉 및 납사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9.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중국의 설비 증설과 환경규제 증가로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수입 납사에 대한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책임 완화 및 특별연장근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반기계는 중국의 부동산경기 침체를 비롯 주요국의 투자가 감소하면서 공작기계, 베어링을 중심으로 수출이 2.2% 감소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주물품, 반도체 등 일반기계 부품의 안정적 조달을 위한 민관 협력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드론, 자율주행 등 탄소중립 분야 신제품 출시에 힘쓸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섬유는 탄소섬유, 리사이클링 소재 수출은 증가하겠으나 주요국 소비둔화로 원단‧직물‧의류 수출이 감소하면서 내년 중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생산기반 유지를 위해서는 생산시설 현대화, 첨단섬유 개발, 선진국 환경인증 대응 지원이 필요하며, 인력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52시간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다.

다만 자동차는 세계 수요가 5% 증가하는 가운데 전기차 수요도 33% 증가하는데 힘입어 수출이 1.9% 증가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일정부분 해소되겠으나, 美 IRA 및 EU RMA(원자재법) 시행은 수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무역협회는 “대기업 투자세액공제가 선진국은 13~37%인 반면 한국은 최대 2%에 불과하다”면서 “세계 유수 메이커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5~9%인 반면 국내업체는 3%에 불과한 실정. 대기업을 차별하는 투자세액공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 확대(8%)에 힘입어 내년 중 1.7% 성장하겠으며 한국은 LCD 부진에도 불구 세계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OLED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2.3% 증가할 전망이다. 이 역시 “중국과 OLED 품질‧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OLED를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지정하여 핵심부품 국산화, R&D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제품생산에 필요한 재생에너지의 가격인하와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전지는 내년 중 세계 배터리 수요가 30% 이상 확대되고, 배터리 가격도 강보합세가 예상되면서 수출이 20.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의IRA법 시행과 함께 테슬라, GM 등 유수 브랜드의 신모델 출시는 수출에 긍정적 요인이나 리튬가격 약세시 수출단가 하락, 유럽경제 침체시 수요부진, 소재 공급망 차질 가능성 등은 제약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선박은 ‘코로나’ 완화 이후 수주한 물량이 대거 인도되면서 컨테이너선과 LNG선을 중심으로 내년 수출이 27.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수출인도가 지연될 가능성, 해상운임 하락, 조선기자재 업체의 자금난 등이 단기적인 제약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생산인력이 2027년까지 4만3천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기술 인력양성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 확대가 긴요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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