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들 수입 의존 절대적
대외 상황 따라 ‘수급 불안정’ 우려
국내 전문기관 등 33종 개발 성공
국산 소부장 개발, QC에 활용

사진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반도체나 이차전지 생산용 소재의 품질을 검증하는 물질들은 주로 1·2차 벤더 성격의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고품질의 반도체, 이차전지를 생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상황에 따라선 수급이 불안정할 수도 있다. 이에 정부과 관계 기관이 ‘반도체·이차전지 등 핵심분야 표준물질’ 국산화에 본격 나서고 있다.

7일 국가기술표준원은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핵심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국산 표준물질 33종을 개발하고 국내외 유통촉진 등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에 자체 개발 내지 국산화 대상이 된 품목은 ▲반도체 검사용 현미경의 교정과 정확도 확인에 사용되는 표준물질, ▲이차전지 양극재의 원재료인 리튬, 망간 등의 순도확인을 위한 표준물질 등이다.

이들은 소재의 성분·특성 등을 평가·확인하거나, 장비 개발·교정 등에 사용되는 기준물질로서, 제품 개발과 품질관리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 업계는 국산 표준물질의 종류나 정보가 부족하고, 국내 유통체계가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가스 분야를 제외하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국표원은 지난 2020년부터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산업 분야에서 국산 표준물질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업계에서 자체적 개발과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최근엔 민·학·관 전문가들이 자리를 함께한 ‘표준물질 개발·보급사업 성과발표회’에서 올 들어 개발된 표준물질 개발사례와 작년에 개발된 표준물질의 활용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반도체 현미경의 정확성 확인을 위해 미세 눈금 기준패턴이 새겨진 장치를 산업기술시험원과 표준과학연구원이 공동 개발했다. 또 이차전지 양극재 원재료의 정확한 화학조성 특성값을 갖는 분말형 기준물질을 화학융합시험연구원과 세라믹기술원이 공동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외에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크롬, 니켈 등이 일정비율로 정확하게 첨가된 합금강 표준물질을 개발하여 철강업계에 보급했다. 포스코도 자동차, 항공, 조선 등에 공급하는 철강소재의 품질관리를 위하여 표준물질을 활용해 연간 약 40만회의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국표원은 일단 “표준물질생산기관과 활용기업 간의 소통과 거래의 장을 활성화하고 표준물질의 개발과 국내외 유통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표준물질 종합정보시스템’을 운영하여 표준물질 수요파악, 거래 및 사업화 지원, 홍보 확대 등으로 표준물질의 국내 생산·유통을 촉진한다. 또 생산기관은 개발한 표준물질을 업로드하고 구매자(활용기업)는 표준물질 정보를 검색·구매, 표준물질개발에 필요한 제품·기술 정보 등을 제공하도록 했다.(홈페이지 : https://i-rm.kr)

또한 국내에서 개발된 표준물질을 '국제표준물질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 해외 기업·기관에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COMAR’, 즉 국제표준물질위원회(ISO TC 334) 주도로 각 국에서 개발·생산된 표준물질을 등록해 생산·구매기관을 연결하는 웹사이트(국산표준물질 571종 등록, ‘21년 기준)도 적극 이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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