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실적 저조...NCR‧해외실적 향상으로 내년 상승 전망
지속가능 이익 기반 강화에 중점 둔 덕택
판교 제2본사 출범, 본격 IB 지향 전술‧전략 탑재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정민구 기자] 가파른 금리인상과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시장 불안으로 국내 증권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당장 현실에서는 미래에셋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시장환경 악화로 수수료 수익 감소, 운용 이익 부진과 함께 CJ CGV 전환사채 관련 527억원 평가손실이 생기면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해외법인 실적 향상과 해외 영업망 강점에 따른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고, 유동성 확보도 원활해 이 같은 실적개선 전망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 목표가 9000원‧‘매수’ 투자의견

21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이하 미래에셋)의 3분기 실적은 예상치에 못 미쳤으나 향후 실적개선 가능성에 근거를 두고, 목표주가 9000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 기존 스탠스를 유지했다. 3분기 실적을 놓고 볼 때 미래에셋의 성과는 저조했다. 3분기 미래에셋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1497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4%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은 6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1044억원으로 60.4%나 줄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유동성 위축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상승세도 누그러지면서 거래대금 감소 추세가 서서히 나아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시장 상황 덕택에 미래에셋의 향후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업황 지표 개선과 함께 4분기 홍콩법인 유상감자와 자본재배치 과정에서 출자 시점 대비 환율변화로 인한 900억~10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큰 데 비해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고는 1조9000억원에 불과, 유동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서 “내년 기업금융(IB) 수익은 정체흐름이 예상되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운용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튼실한 ‘기초 체력’이 강점

이처럼 비교적 긍정적 전망이 나온 것은 미래에셋의 ‘기초 체력’에서 비롯된다.

미래에셋은 지난 3분기 자기자본 11조원을 달성, 명실상부한 글로벌 IB(investment bank, 투자은행)로 부상하기 위해 도움닫기 중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9000억원 가량 늘리는 역량을 보였다. 국내외적으로 다양하고 숱한 리스크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최대 자본능력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꾀할 수 있는 디딤돌을 튼실히 확보했다는 게 투자금융권의 분석이다.

이로써 미래에셋은 매분기 8조원 이상의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분배금과 배당금 수익, 실질적 수익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해외 영업망,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해외 브로커리지 수익 등 지속가능한 이익기반 등을 강점으로 체화하고 있다.이들 강점을 바탕으로 올 들어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증권업계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그나마 선방,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던 것이다. 결국 선제적으로 다각화해 놓은 사업구조와 투자 포트폴리오에 따른 위기관리의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특히 극심한 변동성으로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15조원에도 이르지 못하는 수준으로 둔화한 상황인데도, 해외 주식 잔고는 전 분기 대비 1조4000억원 늘어난 2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연금 잔고는 25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단순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에서 벗어난 수수료 기반(Fee-Based)의 수익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이뤄냈다. 또한 해외 법인도 3분기 세전순이익 287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긴축정책으로 위축된 글로벌 증시 속에서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현지 종합 증권사로서의 안정적 수익 확보를 통해 근사한 실적을 냈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지난 2분기 1995.4%로 높은 재무 건전성을 보여줬던 미래에셋의 순자본비율(NCR, Net Capital Ratio)이 더욱 높아져 9월말 기준 2218%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주요 증권사 가운데 재무건전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서 NCR 비율이 높다는 것은 총위험액보다 영업용순자본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는 곧 증권사의 IB부문, 투자 활동 등이 더욱 활발하게 재개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안정적으로 마련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투자금융 관계자는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증권업종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풍부한 유동성과 압도적인 자본 여력을 감안하면 업종 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지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미래에셋, 미래지향적 발걸음에 초점

현재 미래에셋은 사명처럼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선 올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혁신기업의 중심지 판교에 제 2본사를 출범시켜 본사 연금 부문을 이전하는 한편 ‘영&리치’ 특화 점포를 개점했다. 이 곳에서는 연금‧글로벌 투자‧세무‧부동산 등 각 분야별 전문가를 전진 배치했다. 앞으로 토털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기존 연금 사업의 경쟁력과 법인영업 네트워크에 더해 토털 금융 솔루션 시너지를 기본으로 개인‧법인 고객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해 동반 성장을 꾀하는 전술 전략인 것이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안 중 하나로 지난 8월에는 새롭게 개편한 모바일앱 M-STOCK(엠스톡)을 통해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도 공급했다. 2009년부터 쌓아온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운용 노하우를 시스템화 한 것으로 2016년부터 6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운용성과를 검증해 시장에 선보였다.

이를 위한 인사도 단행했다. 미래에셋그룹 차원에서 여성 인력, 1980년대에 태어난 30·40대 인력을 대거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지난 16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성과가 우수한 여성 중에서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부문대표 김미정·프로세스혁신본부 노정숙·투자센터 여의도 WM(자산관리) 남미옥, 미래에셋생명 고객서비스 부문 정의선, 미래에셋컨설팅 광고 부문 김은령 등 5명의 전무와 신임 임원 6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 임원으로 승진 발령,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최대 자본능력을 활용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 손익 구조를 달성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압도적인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글로벌 IB로의 도약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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