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월드옥타 최고 스타로 부상한, 김동연 경기지사
[현장] 월드옥타 최고 스타로 부상한, 김동연 경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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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은 한상의 삶과 상통
경제위기 국면...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해결
“과감하고 신속하게 충분한 재정지원 해야”
지난달 27일 여수에서 개최된 월드옥타 주최 제26차 세계경제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
지난달 27일 여수에서 개최된 월드옥타 주최 제26차 세계경제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지난달 27일 자정을 앞둔 11시경 전남 여수 오동도 인근에 소재한 베네치아호텔 1층 호프집. 조선족 기업가 출신 회원 50여명이 1시간 넘게 호프를 즐기고 있었다. 호프집 바깥 데크에도 세계 각국에서 온 30여명의 한상(韓商)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간 코로나로 인해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과 회포를 맘껏 풀고 있었다. 그런데 떠들썩하던 실내 분위기가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자정을 몇 분 남겨둔 늦은 시간, 김동연 경기지사가 예고도 없이 호프집에 들어섰다. 너나할 것 없이 회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벌리고 “김동연! 김동연!”을 연호했다. 대선출정식 장면이 오버랩 될 정도였다. 김 지사는 각 테이블을 돌면서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한 뒤 술잔을 기울이다가 자정을 넘기고서야 숙소로 돌아갔다. 권위적인 여느 지도자들과는 달리 자신을 낮추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광주 5.18민주 국립묘지에 들렀다가 여수에서 개최되는 제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막식 축사를 위해 내려왔다고 한다.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월드옥타)는 세계 67개국, 3만3000여 명의 한인 경제인으로 구성된 750만 재외동포 최대 경제단체다.김 지사와 월드옥타와의 인연은 김 지사가 아주대 총장시절부터 지금까지 8년간 이어져왔다. 경제부총리 시절에도 월드옥타의 크고 작은 행사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으며 현재 5년째 월드옥타 고문을 맡고 있다. 이런 인연으로 김 지사가 지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월드옥타 회원들이 경기도를 찾아 김 지사를 격려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 경기도 화성에서 열린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에도 김 지사는 참석해 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을 낭독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그는 ‘자화상’속의 주인공들처럼 한상들이 거칠고 험한 글로벌경제시장에서 일군 한 올 한 올의 삶이 자신이 걸어온 삶과 일맥상통한다며, 늘 “애틋하고 고맙고 가슴이 통한다”는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자화상의 한 대목이다.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 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 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 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 크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지난달 27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지사가 내외빈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지난달 27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지사가 내외빈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김 지사는 11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청계천 판잣집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린 동생 셋에다 할머니,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소년가장이었다. 다섯 식구가 몸을 제대로 뉘지도 못하는 청계천 판자촌에서 또 다시 경기도 성남으로 쫓겨가 천막에서 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야간대학(현 서경대학)을 다니는 등 주경야독 끝에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생활을 시작해 경제부총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고졸 신화’, ‘인간승리’의 주역이라는 애칭이 따라 붙는다.

이런 자신의 삶이 해외동포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김 지사의 생각이다. 이날 김 지사는 세계경제인대회 개막식 축사를 통해 “우리가 과거에 겪어온 두 차례의 경제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1998년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제금융시장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기였다면, 앞으로 다가올 어려움은 강대국 간의 패권 경쟁, 새로운 산업에 대한 주도권 싸움 등 자국 우선주의와 국제 정치의 혼란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세 가지 원칙을 토대로 극복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바로 ‘과감, 신속, 충분하게’이다.

김 지사는 또 “국가의 경제 정책은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는 리더십 아래에서는 실패하기 마련이다”며 “경제위기에 과감하고 신속하며 충분하게 재정을 운용하지 못하면 실물경제 회복은 요원해지고, 이로 인해 불안정해진 심리는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쓴 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김 지사는 여야를 초월해 맞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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