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디지털 전환으로 인건비 부담 줄이고, 인력난 극복”
자동결제시스템이나 서빙로봇, 무인 자율운반 로봇과 시스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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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리단길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팬데믹 이후 인력 부족과 인플레이션 등 환경 변화에 따라 평균 급여가 크게 상승하면서 산업계에서는 고임금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교육, 음식업 및 주점업, 부동산 등 소상공인과 소기업 단위의 서비스업종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다. 그런 가운데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에 의한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팬데믹 직후인 2020~2021년 기업의 1인당 평균급여가 2년 연속 7%대로 상승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대기업(직원 1000명 이상)이 정규직 비중을 늘리면서 임금 인상을 주도한 반면, 중소기업(300인 미만)은 비정규직 위주로 일시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충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산업별로는 전기전자 제조업(삼성전자 등), 정보서비스업(네이버, 카카오 등), 전문 서비스업(주요 그룹 지주사 등), 영상·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에스엠, 스튜디오 드래곤 등) 등이 임금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김유진 연구원은 “특히 노사갈등, 재고용 문제 등으로 인한 인건비의 하방경직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고임금 구조는 향후 경기 둔화에 따른 매출 감소 시 기업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인건비의 하방경직성(cost stickiness)은 매출이 증가할 때의 인건비 증가율보다 매출이 감소할 때 인건비가 감소하는 비율이 더 작은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날로 고임금 리스크가 우려되는 산업은 교육, 음식업 및 주점업, 부동산 등 주요 서비스 업종으로, 이는 DX를 위한 촉매제로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종에선 고임금을 극복하고, 필요한 인력을 구하기 힘든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로봇 자동화 등 DX를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음식업이나 오락성 매장 등에선 ‘스마트 매장’ 기술이 크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자동결제시스템이나 서빙로봇, 무인 자율운반 로봇과 시스템 등이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것도 연구소의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움직임이다.

연구소는 “임금 상승 현상은 일단 2022년을 피크로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나, 임금의 하방경직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리스크 현실화가 우려되는 산업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경기가 악화될 경우 특히 고임금 리스크가 커지는 업종을 중심으로 DX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상승한 급여의 상대적 가치를 평가하면, 현재의 임금 수준은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기업의 성과에 대한 보상 성격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최근 임금 상승은 정액급여가 아닌 특별급여(성과급, 특별상여급, 임금인상 소급분 등)를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임금과 DX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에 “경기가 부진해질 경우, 인력집중도가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고임금 리스크의 실질적인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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