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위험요소 감지와 제거, IoT 센서 모듈로 구조 대상자 실시간 파악
화재 현장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구조자와 소방대원 안전 종합 관리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서 조화를 바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는 방문객.(사진=Newyork Times)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서 조화를 바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는 방문객.[Newyork Times]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지난 주말 밤의 이태원 참사는 너무나 끔찍하면서도 어처구니없는 사고다. 이미 각종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번처럼 불의의 재난ㆍ안전사고를 예방하거나, 현장에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초능력 AI휴먼이나, 공중 구조 로봇과 같은 기술”을 상상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이미 국내 연구기관이나 ICT업계에선 기존의 ICT와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대안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

우선 예측 불가한 상황에서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재난ㆍ사고 현장에서 개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ICT를 효과적으로 접목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ICT기술에 의한 현장 안전 기술이다. 이는 ▲현장에서 미리 재난ㆍ사고 현장의 위험요소를 감지할 수 있게 하는 재난ㆍ사고 환경 감지 기술과 함께 ▲재난ㆍ사고 현장에서 활동 중인 대원의 생체신호 등 개인 위험 상태를 감시하는 기술이다. 특히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재난ㆍ사고 가상 대응 기술도 제시했다.

특히 현장에서 재난 복구나 진압에 임하는 대원들이나 구조가 필요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기술도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우선 현장대원의 실내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위해 “재난현장 무선통신 추적기반 요구조자 및 소방관 위치정보시스템 개발”이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개발 실무를 맡은 민간기업이 ‘보행 항법 기술’을 이용한 ‘실내 측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긴급구조용 지능형 정밀측위 기술개발’을 통해 구조 대상자의 스마크폰 등 이동 단말기의 와이파이나, 기지국 등의 신호 정보를 이용해 실내의 수평이나 수직 위치를 파악한 후 현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소방관의 실내 위치 정보를 동시에 관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화재 현장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소방대원과 구조 대상자의 안전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즉, 소방대원의 상태정보를 얻기 위한 센서 모듈 및 웨어러블 장치, 상태정보 전달을 위한 통신기술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개발된 관련 기술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선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다수의 휴대용 가스감지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산소,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가연성가스의 농도를 동시에 측정하며, 기준치 이상의 가스 농도를 검지하면 경고음이나 LED, 진동의 복합경보를 발생한다. 다수의 IoT 센서 모듈을 이용하여 각종 유해 물질이나 위협요인을 감지하기도 한다. 이는 맨홀, 하수처리장, 그리고 이번 이태원 참사 현장처럼 일시적인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사고 예방을 위해 산소, 일산화탄소, 황화수소를 동시에 측정하고, 이를 제거하는 장치도 개발했다.

최근에는 또 메타버스나 VR기술을 활용한 재난 대응 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역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화재현장을 유사하게 재현한 가상현실에서 실제 소방장치를 이용하여 훈련할 수 있는 ‘실감소방훈련 시뮬레이터’를 개발,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대전시 소방기관 내 VR 훈련기술 기반 리빙랩 운영 등을 통해 기술 실증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르면 실감소방훈련 시뮬레이터는 체험형 콘텐츠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션 시뮬레이터 기술, ▲실감 체험을 지원하는 다중 참여 공유 기술, ▲다수의 사용자가 동일 가상 재난현장에 참여할 수 있는 실감 소방훈련시스템 기술 등을 담고 있다. 또한 가변형 모션 체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가상공간에서 경사를 오르내리거나, 상하로 움직일 수 있다. 실감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훈련 과정에서 소방호스를 실제 사용해 화재진압에 나서는 상황을 그대로 실감할 수 있다.

이 밖에도 2D 도면을 활용하여 3D VR 훈련을 하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FDS(Fire Dynamics Simulation)를 통한 화재 가시화(可視化) 기술, 하이브리드 다중 센서 정보와 AI 학습 모델을 기반으로 한 화재 발생 판단 기술 등을 활용해 가상 소방훈련에 임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 VR 게임, XR 교육 및 훈련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으며, 화재 진압 훈련 시뮬레이션나, 화학사고 대응 훈련 시뮬레이션 등도 적용하고 있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기왕의 성과를 바탕으로 ICT 기반의 재난 대응 기술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란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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