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기업 4곳 중 1곳꼴 불공정 제재 기업
하청 단가 후려치기, 산재 책임전가 등 갑질 기업도 지원
불공정 기업 배제, 성실한 중견·中企 육성 필요

자료= 유동수 의원실
자료= 유동수 의원실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중견·중소 기업을 육성하는 히든챔피언 프로그램에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기업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수출입은행(이하 ‘수은’)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은이 육성하는 히든챔피언 250개사(‘22.8월말 기준) 중에서 67개사가 히든챔피언 선정 이후 공정위 제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히든챔피언 육성기업 4곳 중 1곳이 불공정 기업인 셈이다.

2009년 시작된 히든챔피언 사업은 수출입은행의 핵심전략 사업 중 하나로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해 이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히든챔피언 육성기업은 최대 1.0%p 금리 우대는 물론 육성기업의 국내외 자·손회사의 경우 최대 0.3%p 금리 우대를 비롯해 대출한도 확대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

수은은 올해 8월 말까지 히든챔피언 프로그램에 250개 기업을 선정해 6조3027억 원을 지원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241개 기업에 7조2702억 원 ▲2018년 239개 기업에 6조8059억 원 ▲2019년 234개 기업에 7조4129억원 ▲2020년 232개 기업에 7조6609억 원 ▲2021년 250개 기업에 7조8602억 원을 지원했다.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7조 원이 넘는 혜택이 히든챔피언 기업에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파격적인 지원을 받는 히든챔피언 프로그램이 불공정 제재 기업에도 열려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히든챔피언 기업은 올해 67개사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26개사 ▲2018년 40개사 ▲2019년 52개사 ▲2020년 54개사 ▲2021년 64개사 ▲2022년(8월말 기준) 67개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히든챔피언에 선정된 기업 중 공정위 제재기업은 총 70개사로, 이들 기업의 위반내역은 총 121회다. 공정위 제재를 받은 히든챔피언 기업 중 일부 기업은 반복적으로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최근 5년간 공정위 제재를 받은 횟수별로 살펴보면, ▲1회 적발기업 47개사 ▲2회 적발기업 14개사 ▲3회 적발기업 4개사 ▲4회 적발기업 3개사 ▲5회 적발기업 1개사 ▲8회 적발기업 1개사로 확인됐다. 2회 이상 적발된 히든챔피언 23개사가 전체 제재(121회)의 85.7%(96회)를 차지한다.

불공정행위 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연이자 미지급 32건 ▲어음 할인료 미지급 26건 ▲어음대체 결제 수수료 미지급 25건 ▲대급 미지급 11건 ▲입찰담합 6건 ▲부당한 하도급 대금결정 3건 등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공정위로부터 ▲고발 조치를 당한 기업이 3곳 ▲과징금 부과를 받은 기업이 11곳이다. 대부분 기업은 시정명령과 경고 처분을 받았다.

유동수 의원은 “현재 수출입은행은 히든챔피언 선정 및 관리를 위해 2단계의 선정심사 및 사후점검를 실시하고 있지만 5년간 법률위반으로 히든챔피언이 취소된 기업은 6곳이고, 우대지원이 중단된 기업은 3곳에 불과하다”며 “특히 의원실에서 파악한 공정위 제재 히든챔피언 67개사는 여전히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은의 히든챔피언 관리감독상의 허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히든챔피언 기업의 공정위 제재 관련 사항은 뉴스검색, 공정위 보도자료, 나이스평가정보의 조기경보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하는 경우가 대다수로, 공정위 제재 사항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수출입은행은 히든챔피언 제도 취지에 맞게 불공정 기업은 배제하고 성실한 중견·중소 기업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 시스템의 허점을 보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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