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칼럼] 공공선택과 공정
[장태평 칼럼] 공공선택과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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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원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장태평 전 농림식품부 장관
장태평 전 농식품부 장관

공공선택은 공공부문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을 말한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 국회의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을 선택한다. 각종 의회에서는 법률이나 조례를 심의 의결하여 정한다. 정부에서는 크고 작은 정책을 결정하고 법률들을 집행한다. 이러한 과정이 공공선택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국가나 공공기관들이 공익을 추구하고, 공정하고 중립적이며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공선택론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를 부정한다. 사실 공공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의사결정을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에는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결정한다. 국가나 공공기관은 정의로운 별도의 특별한 의사결정체가 아니라, 개인의 총합일 뿐이다.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따라서 이기적인 사람들의 집합체인 공공조직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공선택론에서는 정당, 국가, 지방정부 등 공공기관 자체를 분석의 기초로 하지 않는다. 참여하는 개인들을 기초단위로 하여 분석한다. 공공분야의 의사결정을 경제학 이론을 활용하여 분석한다.

공공조직의 구성원들은 업무량과 관계없이 자기 조직의 기구와 재정을 확대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파킨슨의 법칙이다. 개인적 이해관계가 정책 속에 무의식적으로 파고든다. 과거 산아제한정책을 담당했던 조직들은 인구 감소가 심각하게 전환된 상황에서도 산하제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각종 산업 분야에서 빼어난 전문가들로 제도개선 위원회나 심사평가 위원회를 운용하는데, 그들이 이해관계자들의 이익 카르텔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듯한 정치 및 행정과정을 통해 이익단체들의 독점과 특권이 유지된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실력이나 공익보다 자신에게 또는 그 지역에 이익을 가져다 줄 사람을 더 선호한다. 포퓰리즘이다. 법안 심의에 참여하는 국회의원들은 공익보다는 당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지역 사업과 사적 이해관계에 더 영향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정부혁신이나 정책혁신이 어려운 것이다.

우리는 시장실패를 정부가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오히려 정부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실패를 판단하는 공익은 유일하지도 않고, 정부가 가장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시정하겠다고 나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는 대표적인 정부실패를 경험했다. ‘정부는 정의롭고 전능하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증명했다.

정부나 공공기관은 공공재의 생산자다. 생산자이기 때문에 소비자인 국민 개개인의 편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공공조직은 강제력을 가진 독점자이기 때문에 독점의 폐해를 유발할 수 있다. 기회비용과 편익 등 경제적 관점을 무시하면서. 엄청난 비용에 비하여 편익은 미미한 공공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몇몇 집중된 이익을 가진 소규모집단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일반 납세자 등 분산된 대규모 집단의 이익은 외면할 수도 있다. 의회에서 다수당이 적법절차를 통해 민주적 다수결로 나쁜 결정을 해서 공익을 뒷전으로 밀어낼 수도 있다. 정치세력 간의 그럴 듯한 협상은 예쁜 포장일 뿐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거래나 야합일 수도 있다. 국회의원들이 정당한 절차를 밟았어도 국민들과 공익의 희생 속에 자신들의 특권을 누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공정하지 못한 것이다. 공정성을 잃으면, 공공선택은 생명을 잃는다.

공공선택에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혜를 모아야 한다. 먼저 공직자들과 전문가들의 이해충돌 방지 원칙이 사회전반에 확실하게 뿌리내려야 한다. 부담과 편익이 시장원리로 배분되어, 막대한 부담이 소리 없는 납세자들에게 전가되거나 후세대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수의 이익이 소수에게 희생되지 않도록 권력과 권한의 분산, 체크 앤 밸런스의 확립, 그리고 결선투표제도를 포함한 선거제도 등을 혁신해야 한다. 또한 특정 차별적 지원제도의 개선, 정보의 공개, 공직자 교육 등 노력도 보강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 확실하게 정립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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