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83% 의존' 2차전지용 수산화리튬 수입
중국의 첨단장비 국산화, 한국차 수요 감소, ‘애국’ 열풍 등 변화도 한몫
수입선 다변화, 기술 초격차가 해법

중국 상하이의 모습. 대중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선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기술 초격차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 상하이 모습. 대중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선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기술 초격차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우리나라는 최근 달러화 폭등과 국제적 공급난, 인플레이션 등으로 중국에 대해서까지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기술 초격차를 실현해야만 대(對)중국 무역적자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이 제시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9일 발표한 ‘최근 對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보고서에서 “특히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2차전지용 수산화리튬 수입이 단기간에 폭등하고, 반면에 중국은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점차 줄어들면서 우리의 중국 수출도 감소되고, 무역수지가 구조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 중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배터리용 리튬 소비량이 늘어난 것이 큰 원인이다. 특히 무협은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국내에서도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 수입의존도가 83.2%나 됨으로써 이런 무역적자가 빚어지고 있다”며 그 대안으로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국내 혹은 다른 나라에에서의 대체 생산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당장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중국·호주·칠레 등 3개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기껏 호주나 칠레 쪽으로 수입선을 확장해야 하는데, 그게 용이하진 않다. 다만 포스코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2만5000톤 규모(전기차 60만대분)의 아르헨티나에 리튬공장을 짓고 있다. 그러나 공장이 완공되고, 실제 대량생산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수 밖에 없어, 당장의 해법은 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의 또 다른 원인은 중국 내 경기둔화에 따른 수입 감소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상하이 등을 봉쇄하면서 올해 2분기 대외 수입증가율이 2.4% 수준에 그쳤다. 이는 예년에 비하면 그야말로 폭락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대만·한국·일본·미국 등 중국의 4대 주요 수입국에 대해선 2분기를 기점으로 모두 감소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수출이 부진해진 품목은 거의 전 산업 분야로 확산됐다. 그 중 반도체 제조용 장비의 경우, 중국의 장비 자급률이 지난해 21%에서 올 상반기 32%로 대폭 상승하면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도 무려 51.9%나 감소했다. 자국의 자립체제에 박차를 가한 것이 우리 무역수지에는 그늘을 드리운 셈이다. 또한 올해 7월까지 중국에서의 한국 브랜드 신차 판매량도 37% 이상 감소했다. 상반기 중국 내 한국차 현지공장 생산량도 42% 이상 줄어들었고, 관련된 자동차부품 수출도 23.5%나 감소했다.

특히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LCD(액정표시장치)의 경우, LED나 OLED붐이 일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LCD 사업을 축소하며 국내 생산량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로 인해 국내 LCD 수요보다 공급이 딸리면서, 중국이나 대만산을 수입하면서 수지가 더욱 악화됐다. 석유제품도 중국이 탄소절감을 이유로 작년 하반기부터 현지 수입소비세를 부과하면서 수출여건이 악화됐다. 게다가 다국적 기업들의 정유공장 철수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호주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수출선을 다변화하면서 상반기 중국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이 47.8%나 감소했다.

비중이 크진 않지만, 중국의 2030세대를 중심으로 궈차오(애국소비) 열풍도 한국산 수입이 줄어들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특히 소비재 중에서도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던 화장품 수출이 상반기에만 무려 20% 이상 줄어드는 현상이 생겼다.

이에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홍지상 연구위원은 “대(對)중국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기차나 반도체 등 유망 수출 종목과 관련된 핵심 소재를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특히 기술집약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하고, 기업 차원에서도 중국 현지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수출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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