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전 새누리당 재정위원장
제16대 국회의원
제18, 19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박상희 전 국회의원

정치의 원론적 의미가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대립을 조정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활동이라고 정의할 때, 정당은 선거에서 표출된 유권자의 선호를 집약하여 정책화하고 이를 통해 집권하는 역할을 맡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평생 국가경제와 산업에 몸담아온 필자 입장에서 오늘의 이준석 사태를 보며 많은 생각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민주발전과 경제발전을 빼놓고는 정치를 생각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국민의힘 강령에는 ‘폐허에서 가난을 극복하고 선진경제를 이룩했으며,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민주화를 성취했다’고 천명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 발전을 이룩한 배경에는 경제발전에 힘입은 바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민주화란 사회주의, 전체주의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경세제민(經世濟民)은 정치와 정당의 핵심 이상이 되어야하고, 정치를 통해서 국민을 배불리 먹이고 편안하게 하며 정당은 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준석이 그동안 공당의 대표로서 이러한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성찰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준석은 왜 정치를 시작했을까? 2021년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에서 그는 ‘정치란 자신이 그리는 이상에 따라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라고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꿈꾸는 세상은 교육을 통해 누구나 공정한 경쟁의 출발선에 설 수 있는 사회다’라고 강변하였다. 그렇다면 그는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그려가고 있는가? 공당(共黨)의 대표로 출마하고 선출되는 사람의 언행은 태산과 같아야 한다. 정치 공인(公人)의 언행은 자신의 역정(歷程)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준석은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이후 성접대 의혹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따른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고, 그 결과 비대위가 결성되자 이에 불복하며 지난 주말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을 넘는 반격을 가했다. 그러자 여러 언론에서 이준석에 대한 비판 기사가 쏟아지고 있으나 그의 넉두리 판을 깔아주고 있는 언론들의 추임새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도 남는다. 이러한 그의 행태는 여당 대표로서의 품위 유지는 고사하고 갑자기 성장한 정치괴물을 마주 대하는 심정일 뿐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란 말이 있지 않는가? 어떻게 그런 자가 당대표로 선출되어서 여당을 곤경에 빠뜨리게 되었는지, 그러한 정치괴물을 탄생시키고 성장시킨 국민의힘의 풍토에 대해 우선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후보에게 막대한 심적 부담을 안겨주면서 우군인지 적군인지 모를 경계선을 넘나드는 그의 줄타기 행태와 언행은 비판을 받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그를 제지하지 못하는 무기력을 보인 국민의힘은 과연 현 정부를 책임질만한 정당인가 회의가 들 지경이었다.

유치한 정치놀음판을 깔아 그 중심에 밀어 넣은 이준석의 뒷배경은 무엇이며, 비호세력은 누구인가? 또 그들이 노리는 바는 무엇인가?

특유의 깐죽거림 정치로 가공의 중국소설에나 나오는 재사를 흉내 내어가며 처신하는 그의 천막함은 실소를 넘어 망칙하기 그지 없었다.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추구해야 할 여당의 대표로서 그가 보여준 행태는 용인의 한도를 넘어섰다.

여당의 대표가 아닌 개인의 처지, 즉 30대 청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한 번도 선출된 경험이 없는 정치인, 자신의 전공과 걸맞지 않은 비전문 경력자, 당대표가 아니더라도 한사람의 청년으로서 청년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공약이나 정책, 정치철학을 제시했는가?

그는 우선 자신의 전공을 살려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고민하는 청년세대와 함께 고통을 느끼고 더욱 성장해야할 것이다.

노회한 정치인의 흉내를 낼 것이 아니라, 난세에 처신의 능신(能臣)을 닮을 것이 아니라, 30대 청년으로서 알맞은 처신과 행동을 보여주고 일가를 이룬 후에 정치를 배워야 할 것이다.

정부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가존립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정권을 맡게 되었다. 모두가 힘을 모으고 지혜를 내어 문재인 정권의 악습을 일소해야 하는 준엄한 시기에 망동의 언변으로 당을 해치고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그의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추가 징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본문은 필자의 견해이며, 본지 편집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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