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 “고압선이나 헤어드라이어보다 강한 전자파”
과기부·전파연구원, “두 차례 검증 ‘이상 무’…이번에 재차 검증”

손풍기의 전자파 유해 여부를 두고 시민단체와 정부간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손풍기의 전자파 유해 여부를 두고 시민단체와 정부간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손풍기와 목 선풍기의 과잉 전자파 방출 여부를 두고, 정부와 특정 시민단체가 각기 다른 주장을 펴며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국립전파연구원은 27일부터 다량의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진 휴대용 손 선풍기 모델(목선풍기 4개, 손선풍기 6개)을 확보한 후, 29일까지 해당 제품들의 전자파를 측정, 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여름철에 흔히 많이 사용하는 휴대용 손 선풍기와 목 선풍기의 전자파가 고압 송전선이나, 헤어드라이어 보다 높은 전자파가 검출되었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특히 어린이가 사용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안내가 필요하다”고 별도로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이번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발표는 과기정통부의 조사 결과 내용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무더위 속에 손풍기나 목선풍기 등은 거의 필수품처럼 여겨지며, 널리 보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8년과 2021년에도 시민단체인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지적에 따라 조사를 실시,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세 번째로 다시 해당 시민단체가 자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 유해성을 강조함으로써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환경보건시민단체의 뱔표 내용은 당시 과기정통부의 공식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어서 그 충격이 더욱 컸다. 2018년 당시에도 과기정통부는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손선풍기의 전자파가 인체보호기준을 초과한다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문제 제기에 따라 손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세기를 측정한 결과 ‘개인보호 기준’ 범위 안에 든다고 발표했다.

2021년에도 역시 목 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심각하다고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역시 10개 제품의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안전하다”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보건시민센터가 다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이는 정부와 특정 시민단체가 세 번씩이나 ‘진실게임’을 벌이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고압송전선보다 높은 전자파가 나왔다”는 충격적 내용이 전해져서 특히 세인의 관심을 끈다. 그 바람에 과기정통부도 적잖게 당황하는 눈치다. 26일 해당 시민단체의 발표가 있은 직후에 바로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표준절차에 따라 전자파 세기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조속히 공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생활제품 전자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음날인 27일 오전에 “26일 다수 언론이 보도한 휴대용 선풍기의 전자파 위험 우려와 관련하여 본격적으로 검증에 착수한다”면서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발표를 함께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오는 29일까지 신속히 검증작업을 진행,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풍기나 목선풍기의 과잉 전자파 여부는 많은 국민들의 일상 편의는 물론, 건강과 밀접한 문제여서 정부로서도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일단 양자 간의 ‘진실게임’ 결과에 따라서 그 파장의 크기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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