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대림대학교자동차학과 교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

한국GM의 군산공장이 폐쇄됐다. 한국GM이 회생하는 일은 정부와의 협의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나, 군산공장의 조업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군산공장은 이미 수년 간 생산 물량을 점차 줄이면서 신차종은 물론, 기존 물량도 계속 줄이면서 최근 20% 정도 수준만 가동했다.

한국GM에 대한 정부의 유상증자 등이 진행돼도 군산공장은 이미 요단강을 건넜다는 게 대세이다. 그 만큼 회생 가능성이 적다는 뜻이다.

군산공장에 남아있던 2000명의 직원에 대한 정리가 진행될 것이고 1, 2차 협력사 직원 1만명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중에서도 오로지 한국GM에만 부품을 납품하던 전속 부품협력사 100개사의 운명은 장담하기 어렵다.

군산지역은 이미 현대중공업 조선소 철수하면서 지역 경제가 그로기(Groggy) 상태이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문제는 한국GM의 운명이 미국 GM과 우리 정부의 역할 분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군산공장의 폐쇄를 되돌리기에는 극히 어렵다는 것이다. 군산지역에 대한 정부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로 인해 현지 산업계에 따르면 군산은 초상집 분위기라고 한다.

민관은 군산공장을 되살리기 위한 심폐소생술을 최대한 진행해야 한다. 군산공장의 노동조합의 양보와 정부의 GM에 대한 설득, 현실적인 신차종 선정, 향후 진행되는 공적 자금 투입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동원해야 한다. 1%라도 생존가능성이 남아있다면 민관은 포기해서는 안된다.

심폐소생이 안된다면 정부는 재난 지역에 준하는 지원으로 군산에 세제 혜택은 물론, 실직자 지원, 일자리 우선 창출, 협력사의 다원화 지원 등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정부는 철저하게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현장에 맞는 정책과 지원으로 빠른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최근 들어 한국GM 인수 업체에 대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다만, 예전 상하이 자동차 등 문제가 제기됐던 기업의 인수는 문제를 악화시키는 기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제대로 된 회생계획을 가진 기업이 인수해야 할 것이다.

외국계보다는 국내 기업에서 인수를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쉽지만은 않다. 이미 현대차그룹에도 각종 악재가 누적돼 안팎으로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국내 관련 기업의 컨소시엄을 통한 공동 인수를 통해서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기존 플랫폼 등 시설을 재활용하는 방법도 최대한 찾아야 한다. 근래 부각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차의 연계성도 좋을 것이고, 이제 시작한 자동차 튜닝산업 관련 시설이나 시험장 등의 모델도 고민할 수 있다.

군산을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메카로 만드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자동차 관련 중심단지로 지정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중심지로 만드는 방법도 있다.

이럴 경우 기존에 있던 타 지역의 자동차 관련 산업과 중첩되거나 경쟁하는 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

군산공장은 한국GM의 운영 미숙으로 폐쇄됐지만 활용도에 대한 임무는 민관이 가져야 한다.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미래형 자동차 산업의 연계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고용도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민관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산학연관이 함께 활용 방안을 고민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확실히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이 시간에도 군산에는 어려움이 켜켜히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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