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아세안에도 밀려
中 가공무역 억제, 산업구조 고도화
메모리반도체 등 대만·아세안으로 대체
…고부가가치 위주로 전략 바꿔야

중국 '2018 상해산업박람회'에 출시된 기업들의 브랜드를 이미지화한 화면.
중국 '2018 상해산업박람회'에 출시된 기업들의 브랜드를 이미지화한 화면.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2019년까지 중국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한국이 2020년 이후 2년 연속 대만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중국 내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수출확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8일 발표한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하락과 우리의 대응방안’에 따르면 2021년 중국 수입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은 8%에 그쳐 2017년에 비래선 1.9%p나 떨어졌다. 이는 중국의 10대 수입국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며, 심지어는 중국과 무역분쟁을 겪은 미국의 수입시장 점유율 하락폭(1.7%p)보다도 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메모리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부품, 합성섬유 및 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파라-크실렌(파라-자일렌) 등에 대한 중국의 수입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그 수요처가 대만 및 아세안으로 일부 옮겨가면서 한국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수입이 꾸준히 증가하는 컴퓨터 및 주변기기, 통신장비, 전자부품 등 정보통신(ICT) 제품군에선 오히려 한국 제품의 비중이 2017년 20.5%에서 2021년 17.9%로 감소하며 주요국 중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대만과 아세안의 수입점유율은 각각 5.6%p, 1.9%p 증가하면서 이들 지역이 한국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한국의 점유율 하락에는 주변국과의 경쟁 심화 외에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현지에서 생산설비을 확대한데 따른 수입 대체 등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가공 단계별로 보면, 중간재나 소비재의 수출 부진이 중국 내 점유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의 중국 수출은 80% 이상이 중간재 수출이다. 그러나 2021년 중국의 중간재 수입이 2017년 대비 50.3% 증가하는 동안, 한국산 중간재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은 21.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에 한국산 중간재 수입점유율도 2.9%p 동반 하락했다. 또 소비재 수입시장에서도 아세안, 미국, 독일 등에 밀려 한국의 점유율은 3%대에 머물고 있다.

한편 중국의 수입 양상은 고도의 기술품목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중국의 첨단 기술품목 수입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이 비메모리반도체, SSD 등 주력 품목의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의 이른바 ‘고위 기술’ 중간재 수입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데 비해, 한국의 ‘고위 기술’ 중간재 수입 점유율은 2019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아세안에게 중국 시장 점유율에서 역전을 당한 것이다.

무역협회 김아린 연구원은 “중국의 가공무역 억제 및 중간재 자급화 등 산업구조 고도화는 중간재 위주로 구성된 한국의 중국 수출에 장기적·구조적 저해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중국 수입시장 내 우리의 점유율 하락을 멈추려면, 수출 품목 다양화와 고부가가치 전략 품목 발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양허 협상 추진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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