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9%로 축소
세계 각국 높은 인플레 속 저성장 계속

사진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전시장.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전시장.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치를 크게 낮추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특히 중저소득 국가들에게 불안정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8일 ‘블룸버그 통신’은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이 세계은행은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 차질,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추진 등으로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1월 전망치 4.1%, 4월 전망치 3.2%에서 2.9%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톱기사를 통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 최신호 서문에서 ‘세계 경제가 다시 위험에 빠졌다’고 경고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맬패스 총재는 “세계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느린 성장에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글로벌 경기침체를 피하더라도 대규모 공급(생산) 증가가 본격화되지 않는 한 스태그플레이션의 고통은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미국 경제는 2022년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긴축 재정 상황,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추가 공급 차질 등으로 당초 전망치보다 1.2%p 낮은 2.5%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예상보다 큰 피해와 관련 봉쇄로 올해 중국의 경기 확장 전망을 4.3%로 하향 조정했다. 유로 지역 성장은 1월보다 1.7%p 낮은 2.5%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쟁이 일어난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올해 45.1% 위축될 예정이며, 러시아도 8.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쟁 전에 세계은행이 예측했던 것과는 판이한 결과다.

코로나19로 세계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깊은 세계적 불황이 촉발된 이후 2021년엔 다시 반전을 이루며 5.7% 성장했다. 그러나 맬패스 총재는 “많은 국가들에게 경기침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2년간의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 결과는 2023년 개발도상국 중 약 40% 국가의 1인당 실질소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각국은 중국의 주요 생산 거점 폐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속에서 상품, 에너지, 식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예상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과 싸우고 있다. 잉글랜드 은행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60여 개 통화당국이 올해 금리를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도 수개월 안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세계경제가 1970년대를 연상케 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세계은행 관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예상보다 가파른 긴축 정책이 펼쳐지면서, 세계 경제의 ‘경착륙’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러시아 침공으로 인해 촉발된 올해도 세계 경제의 음울한 기상도를 나열한 것이다. 특히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부채가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각국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고, 화폐가치가 줄줄이 하락하면서 1980년대 초와 같이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맬패스 총재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75개 최빈국 중 약 60%가 부채난에 처해 있거나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는 중진국 혹은 일부 선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그런 가운데 중국은 세계 최대 채권국이고, 채무국가와의 계약서에는 각종 담보와 비공개 조항이 적혀 있어 세계적인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대화가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신흥국들의 채무를 구조조정하고 좀 더 투명하게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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