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쟁 "미·중 간 균형잡힌 전략이 생존조건”
반도체전쟁 "미·중 간 균형잡힌 전략이 생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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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 美 대 중국 견제 심해져
한국, ‘반도체 원천 기술은 미국에, 판매는 중국시장에 의존’ 현실
전문가들 ‘종합반도체’로 전환, ‘양수겸장’ 전략 필요 조언
사진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5종 이미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5종 이미지.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국제적인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개발 견제까지 겹치면서 가히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IRS글로벌, 산업연구원 등 각종 국책연구원이나 금융기관 부설 연구소 등은 대체로 “‘종합 반도체’ 시스템 등 유연하고 선제적인 반도체 제조 기반으로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으로 수렴되고 있다. 또 미국과 중국 간의 균형잡힌 반도체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를 위해 세계 반도체 원천 기술을 다수 보유하며,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이 ‘반도체 동맹’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미국과 갈등을 겪으며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도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2021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 1280억 달러 중 대 중국 수출은 502억 달러로 약 39%를 차지하고 있으며, 홍콩(266억 달러)을 포함하면 60%를 차지해 당장 대 중국 수출이 중단되면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단 각종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의 분석과 전망을 종합해보면, 대략 2025년을 기점으로 반도체난이 어느 정도 해소되거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더라도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종합 반도체 국가’로 도약해 공급망의 중심이 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주요국의 정책은 대부분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우리는 강한 생태계 구성을 통한 ‘종합 반도체 국가’ 도약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따라서 우리 정부는 주요국의 지원정책을 면밀히 분석해 국내외 반도체 기업이 우리나라 반도체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경쟁국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 수준의 자금 및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강점인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시스템반도체 역량을 확보하여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이후 중심국이 되기 위해서는 2021년 K-반도체 전략에서 제시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론 이를 위해선 기업의 과감한 혁신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국내의 반도체 제조 입지가 세계 최고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부지 등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즉 “물, 전력 등 안정된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이러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반도체 생산 입지에 우리 기업뿐 아니라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및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판단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미·중 간의 무역전쟁과 그 와중에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국제 반도체 공급부족 및 생산 경로의 왜곡에서 비롯된 것이다. 애초 중국 정부는 반도체 독립을 위해 반도체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미국은 철저하게 이를 견제하고 중국을 제외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낮은 반도체 자급률을 개선하고 첨단산업 발전에 필요한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급기야 미국 정부는, 한국·대만·일본 정부 및 기업에 ‘칩 4(Chip 4) 동맹’ 결성을 제안하는 등 중국을 제외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검토 이후 적극적으로 반도체 제조 분야 강화에 나서자 일본, EU 등 주요국도 반도체 지원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메모리 분야의 최강국인 우리의 입지다. 지난해 TSMC의 미국 반도체 생산공장이 착공돼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에서도 반도체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럴 경우 반도체 수요기업은 대만,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자연스럽게 재편되고 다각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우위를 유지해온 우리 반도체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국제정치적 변수도 크게 작용한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우리나라가 자국과 반도체 협력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반도체 생산을 위해선 미국의 기술이 필요하고 판매는 중국시장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메모리반도체를 대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없었다. 미·중 사이에서 그나마 중립을 유지하면서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된 이후에는 매우 입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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