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이하 66억, 50세 이상 80억 이상이면 ‘富者’
영리치, 올드리치 부의 기준…각각 상업용 부동산, 토지 투자 선호
주식 매매 주기도 일반인보다 길어 “급등락에 일희일비 안해”
부의 수단 '근로소득' 가장 많고, 사업소득, 증여·상속, 재산소득 순

사진은 강남구 영동대로 전경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영리치, 즉 49세 이하 부자의 총자산 규모는 1인 평균 66억원, 50세 이상 부자인 올드리치는 1인 평균 80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펴낸 ‘202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의 경우는 전체 자산의 60%가 부동산, 나머지 40%는 금융자산이 차지했다. 올드리치 역시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이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영리치는 1인당 1.7채, 올드리치는 1.5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거 목적의 주택을 제외하면 영리치는 ‘상업용 부동산’을, 올드리치는 ‘토지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리치는 여러 갈래의 소득 파이프라인을 설계함으로써, 연평균 소득 4억원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자산 보유 비중을 살펴보면, 영리치와 올드리치 모두 예금 보유 비율이 가장 높았고 2순위는 주식이었다. 3순위에서는 두 그룹간 차이가 있었다. 영리치는 현금화가 용이한 MMF,MMDA 등 단기자산에, 올드리치는 보험이나 연금 등 장기 자산에 많은 금액을 예치하고 있다. “영리치의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은 이유는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현금 보유를 통해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는게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해석이다. 또한 영리치는 “지인들과 선택적으로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영리치가 부자가 된 가장 큰 수단은 근로소득(45%)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론 사업소득(23%), 가족으로부터의 상속 및 증여(18%), 재산소득(15%)이 뒤를 이었다. 자산형성의 주요 원천에 따라 총자산의 규모에도 차이를 보였다. 상속을 받은 영리치의 1인 평균 총자산은 128억원(자산 70% 이상 부동산)에 달했다. 근로소득을 주된 원천으로 부를 형성한 영리치의 총자산은 39억원으로 다른 사업소득이나 증여, 상속 등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의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리고 영리치의 4분의3이 근로, 사업, 재산, 기타 소득 중 2가지 이상의 조합으로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근로소득에만 의존한 영리치의 경우 연평균 2억1000만 원을 벌고 있지만 근로와 재산소득을 동시에 누리는 경우 2배가 넘는 연 4억8000만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 “영리치는 근로소득에만 의존하지 않고 똑똑하게 다양한 소득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단기간 내 부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강한 점을 엿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리치는 회사원이 30%로 가장 많지만 의료, 법조계 전문직이 20%로 동일 연령대의 일반 대중보다 그 비율이 6배 이상 높다. 이를 두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영리치의 수익률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준 자산은 부동산으로, 같은 연령대의 일반 대중은 주식이라고 응답한 점과 대조를 이룬다”고 했다. 특히 영리치는 금융자산의 25%를 주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해외 주식을 포함해 영리치의 65%가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해외부동산은 올드리치보다도 보유율이 높다.

연구소는 또 “영리치 대부분 PB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의존도가 낮고 자기 주도적 관리의지가 강하다”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해 똑똑하게 투자하며 최근 들어 주식 등으로 높은 수익을 낸 자녀를 옆에서 지켜본 부모들이 자산의 일부를 자녀에게 맡기는 모습도 관찰됐다”고 밝혔다.

또한 영리치의 21%, 올드리치의 5%가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그 규모는 대부분 1억원 미만 규모였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이유는 ‘가격 급등락을 이용한 시세차익’과 ‘장기적 관점의 가치 상승 기대’ 때문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영리치 및 올드리치 모두 “예측 불가능한 가격 변동성을 우려하여 가상자산 투자는 당분간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일부만 증가시킬 계획”임을 내비쳤다. 이 밖에도 영리치의 47%는 “예술작품이나 음원, NFT 등 새로운 투자처에 향후 투자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팬데믹 발생 첫 해(2020년), 부자는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한 차례 조정한 바 있다. 당시 부자는 불확실성으로 현금과 예금 비중을 늘렸고(41%→43%), 주식 비중도 높였다(16%→20%). 팬데믹 2년차였던 지난 해 금융자산 구성의 조정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으나, 주식 보유 비중은 계속해서 늘어나 27%까지 상승했다. 이는 오랜 기간 부자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온 예금(28%)에 근접한 수치다.

이들 부자의 상당수는 팬데믹 기간에 더 재산을 불렸다. 실제로 부자의 29%는 팬데믹 기간 중 자산이 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 대중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물론 모든 부자가 팬데믹 시기에 자산 구성을 크게 바꾼 것은 아니었으나, 자산 구성 비율에 적극적인 변화를 준 부자는, 그렇지 않은 부자에 비해 부를 늘린 성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특히 주식투자 패턴 역시 부자와 일반 대중이 달랐다. 일단 주식이 하락하면 손절매하는 타이밍은 유사하다. 그러나 상승시 매도를 결정하는 수익률의 기준은 달랐다. 부자는 평균적으로 보유 주식 종목이 23% 상승하면 주식을 매도하고, 15% 하락하면 손절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대중의 경우 주식 가격이 15% 상승하면 주식을 매도하고, 15% 하락하면 주식을 손절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부자는 “주식이 상승하더라도 보유한다”는 응답 비율이 43%로, 일반 대중(25%)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심지어 “주식 가격이 떨어져도 계속 보유한다”는 부자도 44%였으며 이는 일반 대중(38%)에 비해 더 많았다. 즉, “부자는 일반 대중에 비해 주가 등락에 따라 쉽게 매도하지 않는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부자들은 또 경기 전망에 낙관적이지 않은 상태로 당분간 자산 구성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체로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할 계획인 부자가 절반 이상이었고,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부자는 19%, 자산 구성은 유지하겠지만 투자 내용은 바꾸겠다고 응답한 부자도 15%였다. 이들의 투자 의향이 높은 금융자산은 주식(25%), 단기 금융상품(정기예금·MMF·MMDA·단기채권 등, 15%), 상장지수 펀드(ETF, 12%), 지수 연계상품(8%), 펀드(7%), 외화 예금(6%)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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