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반 '코로나 특수' 실적향상 불구, 영업익 '반토막'
올 1분기 영업익 32억원, 55%↓
...매출은 1079억원, 1.3%↑
2021년 영업익 195억원, 52%↓
...매출 4254억원, 3%↓
홈앤쇼핑측 "송출수수료 인상"탓...업계 "이해 안가"
공영홈쇼핑의 약진과 '대조'

홈앤쇼핑 전경
홈앤쇼핑 마곡사옥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목적으로 한,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홈앤쇼핑(대표 김옥찬)의 실적이 크게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앤쇼핑은 2021년 연결기준 상품매출 631억, 수수료매출 2731억원 등 42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3.08% 감소했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무려 51.76%나 곤두박질쳤다.

이는 동일한 설립목적의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유일한 공공홈쇼핑인 공영홈쇼핑(대표 조성호)이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설립 이래 계속돼온 적자를 탈피하고 2020년 218억, 2021년 14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대비를 이룬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나, 수수료매출 감소(△11.7%) 등으로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55%나 급감했다. 홈앤캐피탈 등 자회사를 제외한 홈앤쇼핑 별도 영업이익만 놓고보면 전년 동기 대비 61%나 줄어든 약 31억원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해에도 홈앤쇼핑의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404억원) 대비 52%나 추락해 반토막이 됐다.

홈앤쇼핑측은 이같은 영업이익 추락에 대해 “송출수수료 인상의 영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송출수수료 인상은 홈앤쇼핑 만이 아니라 홈쇼핑 업계 전체의 사안인 만큼 홈앤쇼핑의 이같은 실적추락에 대해 업계에선 이해가 안간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의 급증으로 홈쇼핑 업계가 전반적으로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홈앤쇼핑에 있어 더욱 암울한 사실은 반전이 없는 한 향후에도 실적이 나아질 조짐이 없는데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최악의 경우 올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홈앤쇼핑 내부적으로도 소액주주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불만여론이 팽배해 있으며 , 회사를 상대로 실적부진에 대한 배경을 물으면 ‘송출수수료 인상 때문’이라는 옹색한 변명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 전반의 분위기와 동떨어져 실적이 추락하자 내부 직원들간에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최근 “허구헌날 송출수수료 탓, 언제까지 할래?”, “송출수수료는 계속 올라가고 TV매출은 그걸 못따라가고...예정된 수순”, “모바일 마이너스 낸 게 팩트(실적부진에 한몫)”, “텐텐 줄이고 있고 6월부터 릴레이팡팡 폐지한다고 하니까 지켜보겠어. 이익이 날지, 매출까지 폭망할지” 등등 ‘걱정 반 성토 반’ 성격의 글들이 올라왔다.

내외부의 ‘입김’이 작용한 일명 ‘낙하산 상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한 직원은 “매출성장을 맞춰보겠다고 여전히 쇼핑몰 쿠폰+행사 하고 있으니 욕먹는거다. 우리 방송 매출현황과 낙하산 상품들...회사 내외부 환경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가다간 다 망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비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 공영홈쇼핑은 두드러진 실적향상을 보이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2020년 2039억, 2021년 2046억의 매출을 올렸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8억, 14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2015년 출범이래 적자를 이어오다 2020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이처럼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 판로지원이라는 순수 목적의 공공홈쇼핑으로서 수입제품 판매불가 및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율 등 여러가지 제약요건에도 불구하고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지정되는 등 코로나특수에 올라타 매년 국정감사에서 질타의 대상이던 고질적인 적자구조를 보기좋게 벗어났다.

공영홈쇼핑은 광고인 출신의 최창희 전 대표이사가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2018년 6월 취임해 무리한 조직개편과 인사문제로 물의를 빚다가 2021년 1월 임기만료를 5개월가량 앞두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공모절차를 거쳐 2021년 9월 홈쇼핑 전문가인 조성호 전 NS홈쇼핑 마케팅총괄 전무가 대표이사로 왔다.

홈앤쇼핑의 경우는 금융권 출신의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이 지난 2020년 6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을 지낸 최종삼 전 대표가 2019년 11월 본인 및 본부장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최상명(우석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사외이사 직무대행 체제를 거쳐 2020년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추천한 현 김옥찬 대표가 선임됐다. 당시 홈앤쇼핑은 금요일로 예정돼있던 대표이사 공모 마감기한을 주말까지로 갑작스럽게 이틀 연장해 의혹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어 홈쇼핑 및 방송 경험이 전무한 현 김옥찬 대표가 선임된데 대해 전문성 여부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김옥찬 대표는 오는 6월23일 임기가 끝난다.

한 업계 전문가는 “특히나 홈쇼핑은 인사가 만사라고 할만큼 방송 및 영업에 있어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대표이사의 정책 하에 본부장의 전략, 팀장 및 팀원들의 전술 및 전투가 일사분란하게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홈앤쇼핑은 2012년 출범 첫 해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2014년엔 백수오 사태에 따른 보상에도 불구하고 9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며 정액 방송시간(28%)만 채워도 적자가 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최대 주주로서 32.83%를 보유하고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농협경제지주 19.94%,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 14.96%, IBK기업은행 9.97%, 소액주주 19.5%의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이처럼 ‘주인없는 회사’다 보니 홈쇼핑업체의 핵심 업무이자 권한인 상품선정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실례로 홈앤쇼핑과 특수관계인의 친척이 여러 개의 벤더회사를 운영하며 홈앤쇼핑을 상대로 물건납품을 중개하고, 방송 프라임 시간대에 특수관계인의 회사 제품이 방영되는 등의 불미스런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정작 판로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중소기업인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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