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외동포포럼 '인구절벽시대 재외동포 정책' 주제 제122차 포럼
국제융복합도시 모델 등 해외동포 정착도시 건설, 재외동포청 설립 등 논의
한국 출산율, OECD 국가 절반 수준...인구절벽, 지방소멸 해법과 연계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외동포포럼·세계한인여성협회 공동주최 '인구절벽시대 재외동포 정책'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외동포포럼 세계한인여성협회 공동주최 '인구절벽시대 재외동포 정책'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사단법인 재외동포포럼과 세계한인여성협회가 공동주최한 '인구절벽시대 재외동포 정책'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1902년 12월 인천 제물포항에서 하와이 이민선이 떠난지 120년이 흘렀다. 한인 디아스포라는 현재 약 800만명으로 남북한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며, 중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3대 디아스포라 보유국이다. 이들은 전세계 180여개 국에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이어가며 민간외교관으로서 폭넓은 활동을 펴고 있다.

인구절벽 문제가 국가적 당면과제이고 재외동포들의 고국귀환 욕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재외동포들의 열망을 보듬는 동시에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정책들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8년 출범한 사단법인 재외동포포럼(이사장 조롱제)이 세계한인여성협회(총재 이효정)와 공동으로 재외동포들의 고국정착을 돕고 인구절벽시대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의미있는 포럼을 열었다.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럼에선 이형모 재외동포신문 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지태용 세계부동산연맹 한국대표부 회장, 윤문원 교수(작가), 박영숙 교수(미래학자), 이찬범 전 주일동경 총영사 등이 토론자로 나서 ‘저출산 고령화 인구절벽의 대한민국, 750만 세계한인 가족과 함께 더 큰 대한민국으로’를 주제로 현실성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조명희ㆍ윤상현 국회의원 등이 행사에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선 재외동포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재외동포청 설립, 국제융복합도시 모델 등 재외동포 정착용 국내 주거지 건설,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완화하는 내용의 ‘국적법’ 개정 등 구체적인 논의가 다양하게 오갔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위해 ▲선진기술과 문화를 주도할 재능있는 젊은 해외세대들의 능력을 모국의 발전에 활용하고 ▲이들을 포함한 재외동포들의 모국정착을 위한 여생관리프로그램 개발 ▲해외한인들의 영구귀국을 위한 세계한인정착마을, 세계한인전용회관 건립 ▲역이민 2세들의 정체성 함양 교육시스템 개발 ▲해외한인 차세대 청년 글로벌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롱제 재외동포포럼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올해는 하와이 이민 120주년으로 공식적인 한국 이민사의 첫발을 내디딘지 12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이민 간 동포들이 모국으로 귀환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 분들이 고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중 재외동포 정착용 국내 주거지 건설은 재외동포들의 귀환에 있어 우선시돼야할 과제로 꼽혔다. 지태용 세계부동산연맹 한국대표부 회장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현재 0.837명으로 1.56명인 OECD국가 평균 출산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게다가 지난 2020년 5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의 42%가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30년 이내에 100여개 지자체가 없어진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 회장은 “이런 가운데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9%에 도달했고 외국인비율이 5%가 되면 다문화사회로 분류되는 만큼 한국은 이미 다문화사회가 됐다”며 “인구절벽 문제를 푸는 해법의 하나로 ‘다문화융복합도시’ 같은 모델을 만들어 재외동포와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무의탁 무연고 해외동포들의 영구귀환을 위한 대책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60~70년대 머나먼 독일로 간 광부, 간호사들 중 일부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수십년간 고국땅을 밟아보지 못한채 그리움으로 여생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 또한 전해지고 있다.

“모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통큰 기부를 하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한 경제성장의 역사 속에서 시대적 국가적 요구에 따라 희생했음에도 잊혀져가는 동포는 없는지, 혹여나 버려진 동포는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이날 포럼에서 나온 의미있는 목소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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