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표준원, 첨단기술 국제표준 선점 ‘사실상 표준화 활동’
전자통신硏, 국제표준정책 주도 위한 관련 표준 개발·선점 노력

사진은 '2022 국제인공지능대전'에 출품한 업체 부스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2022 국제인공지능대전'에 출품한 한 업체의 부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세계적인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기술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정부 부처나 산하 연구기관, 각종 전문 연구기관 등도 국제 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국제표준정책을 주도하고 관련 표준을 개발, 선점하기 위한 시도에 앞장서고 있어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상훈)은 지능형 로봇, 전자 제조 등 첨단기술 분야 국제표준 선점을 위해 민간 주도의 ‘사실상 표준화 활동’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 국가기술표준원은 27일에도 ‘사실상 국제표준화 포럼 착수보고 및 전략회의’를 통해 분야별 각 표준전문가들이 사실상 국제표준화 활동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실상 표준’은 공적 표준기구(ISO, IEC 등)가 제정한 표준은 아니지만, 국제적으로 시장 영향력이 있는 민간 기관(ASTM, IEEE, 3GPP 등)이 정한 기준으로 기술 발전속도가 빠른 분야에서 지배력을 갖는 업계 표준을 뜻한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사실상 표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체계적인 대응이 어려웠다.

국표원은 이보다 앞서 금년 초에도 ‘사실상 표준화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신산업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모를 통해 지능형 로봇(포럼 주관기관 : 한국로봇산업협회), 전자 제조(한국실장산업협회), 스마트 조명(한국광기술원), 스마트 조선(한국산업데이터표준협회) 4개 분야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구체적으론 ▲로봇 ASTM(재료) ▲IEEE(전기/전자) ▲OMG(객체기술) ▲전자제조 IPC(전자) ▲조명 ZHAGA(LED조명) ▲조선 CFIHOS(데이터 핸드오버) 등이다.

그 후 국술원은 공적 표준화 활동에서 축적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표준화 현황 조사, 국제회의 출장비 등 민간의 사실상 표준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공적표준화기구(ISO·IEC)에 80건의 국제표준을 제안하고, 의장·간사 등 공적표준화기구 임원진에 243명(‘21년말 기준)이 진출하는 등 탄탄한 국제표준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사실상 표준화 활동에 활용하여 시장의 첨단기술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사실상 표준화 기구에 적극적인 표준개발 제안을 펼쳐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도은 적극적인 표준 선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기관은 지난 25일 “지난해 7월부터 국제표준화기구(ITU-T, JTC), 사실표준화기구(W3C)에서 정책위원회 대응 활동을 통해 AI 관련 주요 그룹 설립을 주도하고 의장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AI 표준전문연구실’로 선정된 연구진은 국제표준화기구인 ITU-T에 ▲인공지능 데이터 분야 표준작업반 ▲디지털 농업을 위한 AI 및 사물인터넷(IoT) 포커스 그룹 ▲사물인공지능(AIoT) 대응 그룹과 사실 표준화 기구 W3C에 연합학습 커뮤니티 그룹 등 AI 분야 그룹 신설을 주도해왔다. 또 5석의 의장단도 맡게 되었다.

“국제표준화 부문에서 의장단 수임은 표준화의 방향 설정과 표준 제정의 성패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원의 얘기다. 의장단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표준화 활동을 논의할 때 의제를 발굴하고 선제적으로 표준개념을 정립하는 등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는 국가 필수 전략기술 중 하나로, 기술 자체의 중요성과 더불어 타 산업과 융합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기술”이라고 했다.

연구원은 “그런 점에서 이번 의장단 수임은 국내에서 개발된 AI 기술이 신속하게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면서 “ETRI‘인공지능 표준전문연구실’운영은 그동안 기술·표준 개발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추진되던 AI 분야 국제·사실 표준화 기구 정책위원회 대응을 총괄 추진함으로써 우리나라의 ICT 글로벌 표준 리더십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인공지능 기술 패권경쟁에 대응하여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화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 인공지능 표준전문연구실 가동을 통해 국내 인공지능 기술의 국제화 및 글로벌 확산, 표준특허 창출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 연구원은 또 “AI 표준전문연구실 운영을 통해 국제·사실 표준화 기구에서의 정책위원회 대응과 인공지능 표준 개발을 통해 국제표준화 부문의 리더십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분야의 국제표준개발을 선점하고 이를 기반으로 핵심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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