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18년 이후 미·중 갈등과 물동량 감소로 컨테이너 생산 대폭 줄여
코로나 이후 각국 소비폭증, 해상물류 증가 비해 컨테이너 크게 부족
IRS글로벌 “물류지체, 해상운임 폭등이 상품가격 상승 유발”

수출항의 선적 모습으로 본문 기사와는 직접 관련없음.
한 수출항의 선적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원자재 공급난은 그 원인이 복합적이다. ‘코로나19’ 이후 은둔소비 내지 보복소비가 급증하고,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는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항만 컨테이너 부족으로 인한 국제해상물류의 정체 현상과 이로 인한 국제해운 운임의 폭등이라는게 무역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최근 이 현상을 조사 분석한 시장조사기관 IRS글로벌은 운임 폭등과 컨테이너 부족 현상의 원인을 짚어내는 한편, 그로 인한 파장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주목된다.

IRS글로벌은 우선 국제 물류 운송의 지연, 그로 인한 컨테이너 운임 폭등과 물가 상승을 진단하고, 그 원인으로 ‘코로나19’ 이후 소비와 공급의 불균형, 미중갈등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신품 컨테이너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원래 전 세계의 컨테이너는 90% 이상(96~98%)이 중국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신품 컨네이터 생산량이 2018년과 2019년에 급격하게 감소되었다. 이는 2018년 봄~여름에 걸쳐 발생한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양국 간의 운송량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2019년에는 줄어든 물동량에 맞추다보니 신품 컨테이너 생산량이 전년도보다 40%나 줄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의 V자 회복과 서방 국가의 은둔형 소비 증가로 인해 수출입 물동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특히 가구ㆍ장난감ㆍ가전제품 등의 수입이 증가했는데, 그에 반비례하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생활필수품의 생산은 감소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에서 북미로 가는 해상 운송 화물이 급속히 늘어났다. IRS글로벌은 “2021년 5월의 중국 등 아시아 18개국 지역으로부터 미국으로 향한 컨테이너 운송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0.6%가 증가한 186.1만TEU(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의 화물량)에 달했다. 그러나 생산이 줄어든 탓에 컨테이너 숫자는 이를 모두 소화해낼 수 없게 됐다.

급격한 항만 기능의 저하도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시아에서 북미로 보내는 컨테이너 취급량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해상 운송의 현관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서해안의 항만에서 컨테이너 선박들이 미처 입항을 못하고 혼잡을 빚고 있는 현상 컨테이너 부족ㆍ컨테이너 운임 폭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북미 서해안의 항구인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LB)항에선 2021년 2월 1일에는 연안에서 대기 중인 선박이 최대 40척에 달했다. 그 후 6월 말 시점에는 10척 이하로 줄어드는 날도 있었지만, 7월에는 다시 29척으로 늘어나는 등 여전히 증가 경향을 보이고 있다. IRS글로벌은 또 “선박에서 내려 트럭에 실어 터미널에서 반출되는 일수, 즉 컨테이너 터미널 안의 컨테이너 장치일수도 2020년 7월쯤부터 상승했다”면서 “2020년 6월에는 약 2.5일이었지만, 2021년 1월에는 약 5일로서 2배가 되었다.”고 전했다. 또 그 후 약간 감소했다가 2021년 5월부터 다시 상승하여 같은 해 6월에는 4.76일이 되었다.

IRS글로벌은 “그 원인으론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 등에 의해 항만으로 출근할 수 있는 하역 업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항만 작업자가 화물을 제때에 처리하지 못하여, 항만 안에 내려놓은 컨테이너가 쌓이게 됐고, 컨네이터 선박이 입항하지 못해 대기할 수 밖에 없는 선박이 증가한 때문”이라고 전했다.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트럭 기사 등 시스템 부족도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즉 항구에 내린 컨테이너를 운반할 트럭 기사나 컨테이너를 실을 프레임(화물을 운반하기 위한 대차)이나 화물차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원래 항구에 도착한 컨테이너는 프레임에 실려 트럭을 통해 내륙부로 운반되는데, 운전자와 프레임이 부족해지면서 빈 컨테이너가 다시 항구로 돌아오는 일이 드물게 됐다.

즉 빈 컨테이너와 프레임을 회수하는 데 보통 이상으로 시간이 소요되면서, 비어 있는 컨테이너가 내륙의 창고나 보관고에 그대로 방치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컨테이너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어, 세계적인 컨테이너 부족이 발생하게 되고, 그 결과 새로운 컨테이너 운송도 예약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문제가 연쇄적으로 세계 각지의 항만이나 공항에서 발생하게 되면서 전세계적인 컨테이너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2022년에도 국제 물류는 계속해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으로 가는 운송이 그중 문제”라는 IRS글로벌의 예상이다. 현재 미국·유럽·아시아의 주요 항만 가운데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을 하지 않는 곳은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항구뿐이다. “현지 노조와 항만 운영 당국은 24시간 항만 운영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평균 연봉 10만달러(약 1억1800만원)가 넘는 미 서부 항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24시간 항만 운영에 서둘러 합의해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2020년 후반부터 컨테이너의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이로 인한 해상 운임 폭등이 이어지면서 2022년 들어서도 선박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곧 물가의 장기적인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즉 컨테이너 부족으로 인해 컨테이너 운임이 폭등하게 되면, 그만큼 비용이 전가되어 운송 비용도 당연히 상승하게 된다. “그 결과 각종 원재료 및 상품등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물가의 장기적인 상승은 모든 상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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