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중국 등 특정국 의존도 크게 늘어
...美·日·EU는 감소
운송장비, 의약품, 석유정제 등 수입제품 비중 증가
...자동차는 하락

중국 등 특정국가에 대한 중간재 의존도가 크게 늘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  
국 등 특정국가에 대한 중간재 의존도가 크게 늘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중간재 의존도 비중이 날로 상승하고 있어, 유사시엔 자칫 국내 생산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핵심 제조업의 경우 국산화와 함께 수입선 다변화 등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며, 그 심각성을 지적하고 대응책을 촉구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에 공급되는 제조업 제품 중 수입산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2021년 동안 국내 제조업 제품에 수입산과 국산의 비율을 분석한 국내공급 지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공급지수는 2015년 100에서 2021년 108.7로 8.7% 증가하였고, 같은 기간 국산은 0.9% 정도 늘어났으나, 수입산은 32.5%나 폭증했다.

여기서 국내공급지수는 국산 및 수입 제조업 제품의 국내공급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된 통계자료다. 이를 기준으로 판단할 경우 수입산 제조업 제품 공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제조업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서 공급하기보다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국내로 수입하는 경향이 더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인 2020~2021년간 업종별 수입점유비, 즉 수입제품이 전체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기타운송장비(8.4%p), 의약품(5.9%p), 석유정제(4.5%p) 등은 상승한 반면, 자동차(△0.1%p) 등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관련 설비 투자가 늘면서 가공장비나 부자재 수입이 증가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이 본격화되며 의약품 수입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특히 중국산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수입 중간재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일본, EU, 미국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중간재 공급에서 수입산 지수는 2015년 1분기 97.6에서 2021년 4분기 129.3으로 증가했다. 특히 “2021년에는 천연가스, 경질유 등 코로나19 이후 일부 제품의 수입 급증 등의 영향으로 수입 중간재 공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천연가스의 경우는 수입산 지수가 2019년 11.3이었으나, 2020년엔 23.6, 그리고 2021년엔 62.0으로 늘어났다. 경질유는 2019년 13.4에서 2020년 26.5, 그리고 2021년엔 88.2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제품 중 중국산 중간재 비중이 증가한 것은 국내 제조업 제품 생산을 위한 중국산 중간재 의존도가 그 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가별 수입 중간재 점유비(%)를 보면 중국의 경우 2015년에는 24.2(2015년)였다가 2021년엔 28.7로 늘어났다. 반면에 일본은 2015년 17.1에서 2021년엔 14.3으로 크게 줄었다. 또 EU는 같은 기간에 13.1에서 10.0, 미국은 11.5에서 9.6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중간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현상은 국내 생산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선제적인 분산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EU 등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을 위한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자국의 생산자원을 국가간 갈등의 협상카드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더욱 그렇다.

국제통산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국에 대한 중간재 의존도가 높아 강대국간 무역 마찰이 일어날 경우 국내 제조업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내 핵심 제조업의 공급망 사슬을 파악한 후, 자국 생산 장려나 선제적인 수입선 다변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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