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및 납품업체 2만 곳 대상 ‘납품단가 조정 실태조사’
납품단가 조정조항 계약서 반영여부, 납품단가 조정실태 등 점검

사진은 '2019공구대전'에 출품된 각종 공구 제품과 부품들로 본문 기사와는 직접 관련없음.
 '2019 공구대전'에 출품된 각종 공구 제품과 부품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원청업체들은 납품업체들에게 종전의 납품단가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갑질’인 셈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5월 6일까지 한 달 동안 원청업체와 이에 납품하는 업체들간의 납품단가 조정 여부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최근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등으로 주요 원자재의 가격 급등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행 하도급법은 이처럼 원자재 등 공급원가가 상승하는 경우, 수급사업자에게 납품단가 조정을 요청할 권리를 보장하고, 원사업자에게는 조정 조항의 계약서 명시 및 조정협의 개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보장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선 실제 납품단가의 조정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수급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공정위는 납품단가 조정조항의 계약서 반영여부, 실제 납품단가 조정 실태를 중점 조사하여 현 상황을 진단·분석하기로 했다. 또 납품단가 조정조항을 계약서에 반영하지 않은 비율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계약서 반영을 위한 교육 및 계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나아가선 계약서 반영과 조정실적이 우수한 업종의 원사업자를 추천받아 ‘납품단가 조정 우수기업’으로 선정·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지난 6일부터 한 달 간 최근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를 구입하여 제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 및 전문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2만여 곳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조사를 통해 납품단가 조정조항 계약서 반영여부, 납품단가 조정 요청 여부, 실제 단가 반영 등 납품단가 조정협의제 활용 실태 등 중점 조사 등을 벌일 예정이다.

이런 조치는 최근 급등하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주로 수급업자 입장에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큰 어려움을 안기고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산업부가 발표한 원자재가격 동향에서 2022년 3월 현재 니켈가격은 전년대비 80%, 나프타가격은 60% 이상 상승했다.

이런 경우 하도급법에 의하면 수급사업자가 직접 또는 가입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하여 원사업자에게 납품단가 조정을 요청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원사업자에게는 납품단가 조정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여 수급사업자에게 교부하도록 하고, 단가 조정을 요청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는 반드시 조정을 위한 협의를 개시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때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조정을 위한 협의를 거부하거나 게을리하는 것은 하도급법 위반이 된다. 이에 앞으로 한 달 간 철강류, 비철금속(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석유화학(원유, 나프타 등), 제지류 등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이기도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요 원자재의 수급 현황, 납품단가 조정 요청 여부, 실제 대금 조정상황 등 납품단가 조정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또 납품단가 조정 요건 및 절차 등이 하도급계약서에 반영되어 있는 지, 그러한 조항이 반영된 계약서를 원사업자로부터 교부받았는지 여부도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 응답 과정에서 원사업자의 법 위반행위를 인지한 수급사업자들에게 공정위 누리집(www.ftc.go.kr) -“공정위에 익명 제보하기”를 통한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하고 있다. ‘공정위 익명 제보하기’는 제보자의 아이피(IP) 주소가 별도로 수집되지 않아 제보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으며, 제보된 사건의 조사·처리 과정에서도 제보자를 추정할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운영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결과를 분석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약서에 납품단가 조정조항을 명시하지 않은 비율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계약서 반영을 위한 교육 및 계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계약서 반영과 조정 실적이 우수한 업종의 원사업자를 추천받아 ‘납품단가 조정 우수기업’으로 선정·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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