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개발 “모든 암에 적용 가능”
전자 가위로 암세포만 골라 죽여, 환자 맞춤형 암 치료법 ‘신델라’ 개발

기초과학연구원이 개발한 맞춤형 만능 암치료법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이미지.(사진=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이 개발한 맞춤형 만능 암치료법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정상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만 쏙쏙 골라 죽이는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법이 국내에서 개발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최근 “부작용 없이 모든 종류의 암에 적용할 수 있는 암 치료법 ‘신델라(CINDELA,Cancer specific INDEL Attacke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항암치료의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없앤 것이란 설명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의 방사선, 화학 항암제를 사용하는 항암치료는 탈모, 설사 등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의 DNA 이중나선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반면에 신델라 기술은 CRISPR-Cas9 유전자 가위1)로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돌연변이의 DNA 이중나선을 골라 잘라냄으로써 정상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만 사멸시킬 수 있다”는게 연구단의 설명이다.

개발 과정에서 연구진은 우선 유전자 가위(단백질 효소)를 이용해 DNA 이중나선을 절단하면, 방사선이나 화학 항암제를 통한 물리·화학적 DNA 이중나선 절단과 유사하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정상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여러 암 세포주(유방암, 결장암, 백혈병, 교모세포종) 고유의 ‘삽입/결손(InDel) 돌연변이’를 찾아냈다.

“이를 표적으로 하는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제작하여 마우스 실험에 적용, 정상세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힌 연구단은 “신델라 기술로 InDel 돌연변이의 DNA 이중나선을 많이 절단할수록, 암세포 사멸 효과가 크고, 암세포의 성장도 크게 억제할 수 있음도 증명했다”고 전했다.

기존에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암 치료 연구가 있었으나 비효율성이란 한계가 있었다. 암 유도 돌연변이를 찾아 각양각색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유전자 가위를 제작하는 방식이어서, 그 과정이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는 지적이었다.

연구단은 “그러나 신델라 기술은 모든 암 형성 과정에서 공통으로 생성되는 InDel 돌연변이의 DNA 이중나선을 잘라 DNA 손상복구를 막음으로써 암세포를 죽인다”면서 “암세포의 돌연변이 특성에 상관없이 모든 암에 바로 적용 가능한 암 치료 유전자 가위를 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이 발생하면 단일 염기 치환, 삽입/결실(InDel) 및 큰 염색체 변화와 같은 많은 돌연변이가 축적된다.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은 이중에서 암 특이적 삽입/결실(InDel)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제작했다. 이를 암세포와 정상세포에 투입해 암세포 돌연변이의 DNA 이중 나선을 잘라냄으로써 암세포만을 사멸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때 정상세포에는 암 특이적인 돌연변이가 없으므로 DNA 이중나선이 손상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단은 “부작용 없고 모든 암에 적용 가능한 환자 맞춤형 정밀 의료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현재 신델라 기술로 실제 암환자에게서 채취한 암세포를 치료하는 실험 중이며, 기술 효율성 제고와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 과정에선 HCT-116(결장암 세포) 및 U2OS(골육종 세포)의 전체 게놈 서열 결정을 통해, 이들 암세포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InDel 돌연변이들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또 “U2OS에서 발견한 InDel 돌연변이들을 표적하는 유전자 가위를 제작해 U2OS 세포에 전달했을 때 U2OS 세포만을 죽임을 확인했다”면서 “CINDELA 기술이 암세포를 맞춤형으로 사멸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성과는 100년 전통의 세계적 학술지 PNAS(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미국국립과학원회보), IF 11.205) 온라인판에 지난 22일 5시(한국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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