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기업과 산업 부실징후 연도별 분석, 예측”
2021년엔 ‘양호 산업군 비중 상승’, 단기적 경기변동 기인
금리인상 시기, 산업·기업 구조조정 압력 미리 대비해야

사진은 '2019mbc건축박람회' 모습이며,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2019mbc건축박람회' 모습.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10년 간 국내 기업들의 부실 징후를 분석하고, 그 추이를 종합한 연구가 눈길을 끈다. 산업연구원은 산업 차원은 물론, 매년 달라지는 전체 기업들의 부실 징후를 추적해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분석 초기 연도인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모든 기업들을 망라한 산업군 전체의 부실 징후가 증가한 반면, 양호한 산업군의 비중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제조업 내 산업과 기업의 부실징후 변화를 스펙트럼 방식으로 각각 파악하고, 나아가 양자를 통합하는 관점에서 산업과 기업의 부실징후 구조를 파악했다”며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우선 제조업 내 모든 산업을 부실 징후의 정도에 따라 7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예를 들어 ‘그룹 7’의 산업군을 가장 양호한 산업군으로 평가하고, ‘그룹 1’의 산업군을 가장 부실한 산업군으로 평가했다. ‘그룹 1’은 내수와 수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생산도 감소한 경우, ‘그룹 2’는 내수와 수출 중 하나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생산은 감소한 경우, ‘그룹 3’은 내수와 수출 중 하나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생산은 증가한 경우, ‘그룹 4’는 내수, 수출, 생산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한 산업군 중 과잉공급인 산업들이다.

또 ‘그룹 5’는 내수, 수출, 생산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하고 과잉공급이 아닌 산업군 중 부가가치 성장률이 제조업 부가가치 성장률을 크게 하회하는 산업군이다. ‘그룹 6’은 내수, 수출, 생산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하고 과잉공급이 아닌 산업군 중 부가가치 성장률이 제조업 부가가치 성장률과 유사한 산업들이다. ‘그룹 7’은 내수, 수출, 생산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하고 과잉공급이 아닌 산업군 중 부가가치 성장률이 제조업 부가가치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산업군이다.

‘그룹1’에서 ‘그룹7’로 갈수록 부실 가능성이 줄어들고, 성장률이 높아지는 양호한 상태다. 그 중 ‘그룹 1’에서부터 ‘그룹 3’까지의 합은 부실징후 업종으로 분류했다. 반면에 ‘그룹 4’에서부터 ‘그룹 7’까지의 합은 양호 업종으로 정의했다. 이 경우 “‘그룹3’ 이하의 부실징후 업종은 내수와 수출 중 적어도 하나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산업군이며, ‘그룹4’ 이상의 양호 업종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한 산업군”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기업 차원에서 비상장사 내지 상장사 모두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20년까지 부실징후 기업군의 비중이 상승한 반면 양호 기업군의 비중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산업군으로 봐도 2010년부터 2020년 초반까지 부실징후 산업군의 비중은 상승하고, 양호한 산업군의 비중은 하락했다. 특히 “초기 연도인 2010년 이후부터 2019년까지 부실징후 산업군의 비중은 상승하고 양호 산업군의 비중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즉 부실징후 산업군의 실질 생산액이 제조업 전체의 실질 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9.1%에서 2019년 78.7%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에 양호 산업군의 비중은 2010년 70.9%에서 2019년 21.8%로 크게 하락했다. “특히 2010~2019년 기간에 부실징후 산업군 중에서는 그룹 1과 그룹 2의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는 연구원의 설명이다. 내수와 수출, 생산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했거나, 그 중 두 가지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기업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그룹 1’의 비중은 2010년 0.4%에서 2019년에 20.9%로 상승하고, ‘그룹 2’의 비중도 같은 기간에 10.7%에서 41.2%로 상승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지속돼 온 ‘부실징후 산업의 비중 상승-양호 산업의 비중 하락’ 현상은 2020년 2분기 이후 다소 변화된 경향”을 보였다고 산업연구원은 밝혔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시기인 2020년 2분기에 부실징후 산업의 비중은 95.4%로 최고 수준을 찍은 후 하락해 2021년 2분기 40.8%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또 양호 산업의 비중은 2020년 2분기에 4.6%의 최저점을 찍은 이후, 2021년 2분기엔 59.2%까지 상승한 점도 특징적이다. 이에 대해 “2020년 2분기 이후 부실징후 산업군의 비중 하락, 양호 산업군의 비중 상승은 단기적인 경기 변동에 기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산업과 기업의 통합 관점에서 보면, 부실징후 기업과 양호 기업 모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쟁력이 약화된 산업 환경에서 기업 활동을 영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향후 금리가 인상되면 그간 저금리와 코로나19 특별 금융에 의존해 온 부실징후 기업들 중 적어도 일부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기업 구조조정 압력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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