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법정통화 ‘CBDC’ 시대 펼쳐진다
제2의 법정통화 ‘CBDC’ 시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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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상의 디지털화폐, 한국은행도 적극 추진
세계 각국에서 적극 도입 움직임
...“이미 대세로 굳어져”
사진은 비자카드의 디지털 네트워크 결제 수단을 나타내는 이미지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비자카드의 디지털 네트워크 결제 수단을 나타내는 이미지.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전 세계에 걸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디지털 화폐)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한국은행이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만약 CBDC가 유통될 경우, 사실상 또 하나의 법정통화로서 금융과 산업, 유통 전반의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미 실용화를 전제로 최근 CBDC 모의실험까지 끝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은 클라우드에 모의실험 환경을 만들어 CBDC의 제조와 발행, 유통 등 전 과정이 정상 가동되는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런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내에서 CBDC가 언제 발행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해외 각국의 추세를 생각하면 수 년 내에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현지시간으로 25일과 26일엔 그 동안 CBDC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중앙은행(Bank of America)과 연방준비위원회(FRB)가 잇따라 CBDC 발행을 기정사실화하는 보고서를 내놓아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미 중앙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5년 경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를 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FRB 의장도 “CBDC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으며, 이에 관한 보고서를 몇 주 안에 내놓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미국이 CBDC를 실제로 출시할 경우엔 세계 통화 질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선 기축통화국으로서 위상을 한층 굳히면서 세계 디지털화폐 질서의 패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물론 CBDC 도입은 진작부터 중국이 가장 먼저 서둘렀다.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자체 CBDC인 디지털 위안(e-CNY) 애플리케이션 파일럿 버전을 출시했다. 동계올핌픽을 앞두고 중앙은행의 CBDC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디지털 위안화 파일럿 버전 앱이 중국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출시됐다”면서 “앱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지갑 개설과 관리, 송금, 거래 등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중국은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건설하면서 디지털 위안 결제를 위한 인프라도 함께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드는 선수단이나 방문객들에게 중국 독자적인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홍보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카리브해의 자메이카 공화국이나 엘살바도르 등의 군소국가들도 CBDC를 도입하거나,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CBDC를 아예 법정통화로 설정키로 하고, 전국민에게 일종의 ‘디지털 지갑’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물론 아직은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큰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메이카 역시 오는 3월 이전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메이카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자메이카(BOJ)는 “2021년 12월 31일에 8개월간의 CBDC 발행을 위한 파일럿(실험 과정)을 완료했다”고 계획을 밝혔다.

국내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CBDC 계획을 밝힌 가운데, 특히 민간베이스에선 처음으로 블록체인 및 디지털화폐를 활용해 송금, 결제를 할 수 있는 특허 기술이 개발되어 디지털통화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는 자연재해 등의 네트워크 단절 상황이 발행했을 때도 디지털화폐를 통해 안전한 송금 및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한국은행에서 현재 디지털화폐의 국내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모의실험을 진행하는 가운데 등장한 기술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은행측은 “한국은행을 포함한 각국의 중앙은행에서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CBDC 등의 디지털화폐가 기존 화폐의 기능을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재난이나 비상 상황에서 결제, 송금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번에 개발된 디지털 화폐 통용 방식은 그런 필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준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경우 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기 위해선 이런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CBDC가 상용화될 경우 모든 상거래나 투자, 결제 등에서 법정통화를 대체할 수 있다. 개인 혹은 법인이 ‘디지털 지갑’을 소지하고, 충전된 CBDC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위험도 따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급격한 시세 변동으로 안정성이 떨어지고,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거나, “경기 조정을 위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등의 부정적 견해도 만만찮다. 특히 자금력이 빈약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자칫 거래의 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BDC를 발행함으로써 얻는 실익이 더 크다는게 또 다른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암호화폐 시장이 활성화된 것처럼, 법정 디지털 화폐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오히려 거래의 투명성이나 개인정보 보호 등의 순기능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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