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알고리즘 맹신했다간 낭패보기 십상
거래조건 변동성 심한 부동산, 특별한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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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국제인공지능대전'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지난 ‘2021국제인공지능대전’이나 최근의 ‘디지털대전환 엑스포’ 등 ICT 관련 대형 전시회마다 부동산 관련 알고리즘 기술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AI를 기반으로 했다는 이런 알고리즘들은 대체로 허점이나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여전히 부동산과 AI, 빅데이터 등을 결합한 알고리즘 개발이 한창 붐을 이루고 있다. 부동산 시세 평가와 예측은 물론, 학군이나 주변 인프라, 유사한 매물정보 등을 토대로 한 부동산 매매가격 예측 모듈과 부동산 경락가격 예측 모듈을 구축하기도 한다. 대상 물건이 얼마에 팔리고, 만약 나중에 경매에 넘겨질 경우 어느 정도 가격선에 낙찰된 것인지 등을 미리 예측하기 위한 알고리즘이 성행하고 있다.

해외에선 먼저 이런 부동산 AI알고리즘의 폐해나 문제점이 두루 노출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IT매체인 CIO 닷컴에 의하면, 알고리즘으로 주택을 구입했다가 파산 직전까지 몰린 사례가 공개됐다. 이 매체가 전하는 사례는 국제적 규모를 갖춘 영국의 온라인 부동산 시장업체인 ‘질로우’사의 경우다. 이 회사는 알고리즘을 맹신해 거액을 들여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결국 수억 달러의 손해를 봤고 결국 인력을 감축할 수 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CIO닷컴에 의하면 이 회사가 구축한 부동산 알고리즘은 ‘질로우 오퍼스’다. 이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에서 산정된 주택 가치인 ‘제스티메이트(Zestimate)’를 기반으로 해 부동산에 대해 현금 거래를 제안하는 프로그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부동산을 빠르게 개조하고 개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CIO닷컴이 인용한 바에 의하면 질로우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알고리즘은 1.9%의 기본적인 오류비율을 깔고 있으며, 시장에 나와 있지 않은 주택의 경우 오류 비중이 6.9%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 회사는 알고리즘만 믿고 있다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여러 주택을 구매하는 바람에 큰 손해를 입게 되었다. CIO닷컴에 따르면 2021년 3분기에만 무려 3억 400만 달러의 재고상각을 초래했다는 소식이다.

국내에서도 점차 부동산 AI알고리즘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이런 해외 사례는 일종의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전문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과정에선 더욱 알고리즘을 맹신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AI나 머신러닝을 내세운 부동산 알고리즘 업체들은 날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기존의 앱을 통한 부동산 거래와는 또 다른 성격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디지털전환엑스포 2021’에 참가한 한 데이터 라벨링 업체 관계자는 “가격과 조건의 변동성이 유난히 극심한 부동산 시장에선 전적으로 알고리즘만을 맹신할 경우 자칫 낭패를 보기 쉽다”면서 “실제로 우리보다 앞서 부동산과 AI․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미국에선 최근 그런 경계심이 날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의를 요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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