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 자영업 보고서’, 2020년 소상공인 평균 24% 매출감소
서비스업·일식당·호프집 ‘매출 반토막 이상’, 수익·고객 급감
규모 영세할수록 피해 커, ‘배달플랫폼’ 이용은 그나마 덜해
컴퓨터·가전제품은 매출증가, 수도권에서 ‘인천’ 지역 피해 가장 커

사진은 서울 을지로3가 상가로서, 본문 기사와 관련은 없음.
서울 을지로3가 상가.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계층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은 팬데믹 발발 1년만에 매출이 평균 23%나 감소했고, 수익과 방문 손님, 자영업자 숫자 등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가 최근 펴낸 ‘2021 KB 자영업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자영업자들의 절반 가량은 앞으로 3년 더 ‘코로나19’가 창궐한다면 아예 폐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는 전국 소상공인 51%가 집중된 수도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구소가 실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소상공인들의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은 평균 24% 감소했고, 매출액은 6천만 원 미만이 41%를 차지했다. 반면에 ‘1억2000만 원~1억8000만 원’ 구간 비중은 2019년 13%에서 2020년에는 6%로 큰 폭으로 감소함으로써 갈수록 영세 소상공인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업 종사자의 경우 과반수인 56%가 2020년 매출액 ‘6000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도 매출감소 편차가 적지 않다. 도소매업은 20% 감소했고 요식업이 23% 줄어든데 비해, 서비스업은 무려 35%나 매출이 격감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혼자’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31%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데 비해, ‘임금노동자’를 고용한 소상공인은 21% 감소했다. 규모가 영세할수록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음을 알게 한다. 지역별로는 인천(-33%)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가장 타격이 컸고, 그 뒤로 서울(-26%), 경기(-17%) 순으로 매출이 줄어들었다.

2020년 매출감소로 인해 소상공인 절반은 순수익이 20% 미만에 그쳤다. 특히 규모가 영세한 하위 구간의 수익 감소율이 컸고, 아예 ‘수익이 없었다’는 응답도 5%나 되었다. 또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에 비해 2020년에는 순수익을 그나마 ‘유지했다’는 비율이 51%였고, ‘감소했다’는 44%로 순이익에 변화가 없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액 규모가 클수록 2020년 순수익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줄고 ‘유지했다’와 ‘증가했다’는 응답은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매출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이 코로나19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연구소의 해석이다.

요식업의 경우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은 평균 21% 감소했으나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는 비교적 타격이 적었다. ‘베이커리/제과점’(-4%), ‘한식당’(-14%)’, ‘패스트푸드점’(-15%) 등은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은데 비해, ‘일식당’(-39%), ‘호프/주점’(-42%) 등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달/주문 플랫폼을 이용하는 업체가 배달 서비스를 하지 않는 업체보다 매출 감소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주문 플랫폼’을 이용하는 업체의 경우 19% 매출이 줄었지만, 배달을 병행하거나(-23%) 배달을 하지 않는 업체(-24%)보다 매출 감소율이 낮은 편이었다.

서비스업은 특히 타격이 컸다. 2019년에 비한 2020년 매출이 평균 35%나 감소했다. 반면에 ‘건축사사무소’의 경우 9%나 매출이 증가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홈인테리어와 리모델링 관련 수요가 증가한 덕분으로 보인다. 또 매출 감소폭이 비교적 작은 업종으론 ‘자동차/모터사이클 수리점’(-5%), ‘전문서비스업’(-9%)’, ‘한의원’(-13%), ‘골프연습장’(-13%) 등이었다. 반면에 매출 감소폭이 가장 큰 업종으로는 ‘공연/행사 대행’(-81%), ‘여행사’(-68%), ‘사진관/스튜디오(-67%)’ 순이었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 제한’ 등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업종 중에서 매출감소가 가장 큰 사례에 해당되는 셈이다.

한편 서울 시내 소상공인 전체를 보면 26% 매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용산구, 구로구, 동작구, 성동구, 강북구 순으로 매출감소율이 낮은 편이었다. 반면에 매출 감소율이 높은 지역은 양천구, 서대문구, 동대문구, 중랑구, 마포구 순이었다. 용산구의 경우는 도소매업 중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한 ‘컴퓨터 및 주변장치 판매점’ 매출 증가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원격업무나 재택근무, 게임 등 컴퓨터 관련 생활 패턴이 보편화된 덕분으로 해석된다.

구로구도 ‘가전제품 판매점’, ‘한식당’, 도봉구는 ‘시험기기 도매업’, ‘치킨/피자 전문점’, 성동구는 ‘양식당’, ‘호프/주점’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동작구의 경우 ‘베이커리/제과점’과 서비스업인 ‘예체능계학원’, ‘변리사사무소’ 등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서울 상권 중에선 전통시장이 –11%로 매출 감소율이 낮았고, 골목상권 중에선 도소매업종이 -18%로 낮은 감소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반 골목상권(-23%), 발달상권(-32%), 관광특구상권(-32%) 등의 순으로 매출 감소폭이 컸다. 골목상권에서는 ‘도소매업’이 18% 감소해 다른 업종보다 매출 감소폭이 작고, 상점가 밀집지역인 ‘발달상권’에서는 도소매업 –24%, 요식업 -40%, 서비스업 -41% 순으로 매출 증감률을 나타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매출과 수익에 영향을 미친 가장 큰 요인은 ‘방문 손님 감소’와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매출과 수익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방문 손님 감소’(40%)를 가장 많이 꼽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 제한’(32%)을 다음으로 꼽았다. 그러나 요식업의 경우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 제한’(47%)이 매출과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담이 큰 비용은 세금이나 공과금이 가장 컸고, 그 다음으로 장비 사용료’, ‘원재료비’, ‘차입금 이자’, ‘인건비’ 순이었다. 또 ‘코로나19’ 이후 사업을 운영하는 건물 임대료는 84%가 동결되거나 인하되었으며, 2022년 이후 임대료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는 응답자가 40% 이상을 차지했다.

소상공인들은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영개선 활동으로 ‘제품·서비스 가격 인하’와 ‘직원 감원’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나 ‘직원을 가족으로 대체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실제로 “경영 개선을 위해선 ‘직원 감원’과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 효과가 높은 반면, ‘제품·서비스 가격 인하’는 효과가 낮은 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사업장 규모 축소’나, ‘이벤트/행사 진행’ 등의 경우 실제 효과는 낮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향후 3년간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운영 중인 매장 휴폐업을 고려한다는 소상공인이 48%를 기록했다. 휴폐업을 고려하는 소상공인은 요식업 종사자가 과반수를 넘는 53%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서비스업, 도소매업 순이었다. 휴폐업을 고려하는 사유로는 ‘낮은 수익과 큰 손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경기회복이 더딜 것’ 등을 꼽았다. 그럼에도 경영을 계속한다면 그 이유로 ‘특별한 대안이 없다‘거나,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경기회복을 기대한다’ 등의 사유를 들었다. 휴폐업을 고려하는 소상공인은 인천 지역이 65%로 가장 많고, 업종별로는 서울 지역 요식업 종사자가 56%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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