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연맹, 중고차 사이트 500건 조사, ‘성능상태점검기록부’ 없는 경우도 많아
매매사이트와 자동차365 간 주행거리 정보도 절반이 ‘불일치’, “소비자 피해 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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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중고차 시장에 나온 차량의 20% 가량은 허위매물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성능상태점검 기록 등 최소한의 정확한 정보도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 주 SK엔카, 케이카, KB차차차 등 중고차 매매 플랫폼 사이트에 올라온 중고차 매물 5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맹이 국토교통부의 ‘자동차365’ 사이트를 통해 조사해보니 실제 매물로 검색되지 않는 허위매물은 전체의 23.6%(118건)로 조사됐고,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제공하지 않는 매물도 전체의 21.8%(109건)에 달했다.

자동차관리법은 중고차 매매업자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의무적으로 발급하고 거짓 정보·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미발급과 허위매물, 부정확한 주행거리 정보 등이 횡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번 연맹의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실태는 여실히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자동차 민원 온라인 포털인 ‘자동차365 사이트’에서 중고차 실매물 검색 확인을 통해 조사한 결과, 500개 매물 중 23.6%(118개)가 매물 정보가 검색되지 않아 허위매물로 추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76.4%(382개)만이 실제 판매 대상 매물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자동차365’ 사이트에서 중고차 실매물 검색 확인을 통해 주행거리 정보를 조사한 결과, 500개 중 실제 매물로 확인된 382개 중에서도 매매사이트 내 주행거리 정보와, ‘자동차365’ 상의 주행거리 정보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는 163개(42.7%)에 불과했고, 나머지 219개(57.3%)가 불일치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 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연맹의 지적이다.

주행거리 정보가 불일치하는 경우, 매매 사이트에 게재된 주행거리가 ‘자동차365’보다 작은 경우는 59건(25.9%)에 달했다. 그 만큼 주행거리를 축소시킨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그 중 실제와 조작된 주행거리 차이가 100km 미만으로 차이나는 경우는 22건이었고, 심지어 1만km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5건에 달했다. 예를 들어 SK엔카 마티즈의 경우 홈페이지에는 주행거리가 18만km로 표시됐으나 자동차365에는 23만000km으로 표시돼 매매사이트의 주행거리가 자동차365보다 5만km 적게 표시됐다.

연맹은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에서 정보 불투명성과 정보 비대칭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발급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었고, 허위매물이 법적 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서는 매물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주행거리 역시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정확히 기재해야하는 항목인 만큼 중고차 매매사이트와 자동차365 사이트에 정확하고 동일하게 게재되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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